낭만사전 #19.밥 / 밥힘으로
어느 화창한 날.
큰 해장국집 앞에 버스가 섰다. 거기서 우르르 내린 건 온통 검은옷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아마 유가족인 듯싶었다.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듯한...
들어가기 전,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눈다. 얼굴엔 회한 같고 쓸쓸함 같은 감정이 배어 있다.
그래도 모든 과정이 끝나서일까. 피곤한 얼굴들 사이로 약간의 미소도 비친다.
저녁에 아이에게 밥을 먹인다.
놀이터에서 한바탕 뛰어서일까.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잘 먹는다.
이렇게 잘 먹었던 적이 드물었는데. 별 반찬 없이도 맛있게 밥을 먹는다.
조그만 손으로 사골 국물도 들이킨다.
“많이 배고팠어?”
묻자, 씩 웃는다. 그리곤 다시 숟가락으로 밥 한술을 뜬다.
문득 아까 봤던 사람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