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굵게, 공포영화다운 공포영화
2주 만에 글을 쓰는 카라멜팝콘입니다!
늦여름 어떻게들 보내고 계셨나요?
오늘은 관람한지 2주가 지난 영화ㅜㅜ <라이트 아웃>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컨저링>의 감독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았다고 하죠?
원래 영화계에서 잘 먹히는 속설 중 하나가 제작진을 내세우는 영화는 볼 것이 없다인데요,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가능성이 있는 경우들이 많겠지만
연출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와 다른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도 사실 반신반의하면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좋은 호러물이더라구요.
일단 짧은 런닝타임! 80분! 요즘 영화들이 120분을 훌쩍 넘기는 경우들이 많은데
<라이트 아웃>은 굉장히 짧은 상영시간을 가졌더군요.
과연 이 짧은 시간에 관객들을 들어다 놨다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심야 시간에도 보러 온 많은 분들에게 충분히 오싹함을 선물하더라구요.
공포영화의 특성상 하던대로 주절주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게다가 런닝타임도 짧기도 하구요.
일단 소재는 보통 공포영화와는 다른 참신함이 있습니다.
공포영화라면 동양적 귀신영화에 익숙해 져 있는 우리 정서에는 조금 안 맞을지도 모르지만
과학적인 부분도 조금은 접목되어 있는 영화입니다.
로케이션이 다양한 것도 아니고 주로 나오는 것은 두 공간이죠.
레베카의 자취방과 동생 마틴이 엄마 소피아와 살고 있는 본집.
이 두 공간 안에서 미지의 영물과 벌이는 신경전은 엄청난 긴장감을 일으킵니다.
불빛이 켜지면 사라지고 불빛이 꺼지면 나타나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런 연출과 연기를 해내기가 쉽지 않을텐데 공포영화로서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주연인 테레사 팔머(레베카)는 연기가 꽤나 훌륭하더군요.
<포인트 브레이크>에서도 매력적인 연기를 보였었는데,
이쁘기도 한 이 배우를 점점 더 눈여겨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동생 마틴을 연기하는 가브리엘 베이트먼의 연기도 좋습니다.
아역으로 공포영화를 멋지게 소화한 것을 보니 크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80분에 끝장을 보려다보니 스토리의 개연성이 아쉬운 부분도 조금 있고,
남자친구인 폴의 역할도 붕 뜨는 느낌이 있지만, 이런 아쉬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훌륭한 공포영화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마 시리즈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진짜로 아쉬운 것은....
이제 저의 순수함이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공포영화를 보게 될 때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집에 어떻게 가나, 잠은 어떻게 자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고, 영화를 보는 중에도 수십번을 악을 쓰고 놀라기 바빴는데,
공포영화를 보고 무서워했던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ㅠㅠ
어느새부터인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생각이 자리잡으면서 공포영화를 보면서도 콜라와 카라멜팝콘을 아무렇지 않게 집어먹는 제 모습이 조금은 슬프기도 합니다.
놀래키는 타이밍도 사실 얼추 예상도 되고...
그래서 제가 무작정 놀래키기보다 이야기가 무서운 공포영화를 더 선호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가 끝나면 그걸로 공포영화도 끝입니다.
상영관을 나와서 화장실로 향하는 순간, 그저 영화 한 편으로 남는 것이지요.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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