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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멜팝콘 Mar 15. 2017

30.<콩:스컬 아일랜드>

인간 vs 자연, 원작의 현대적 해석

날이 참 많이 풀렸네요. 이제 옷차림도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저도 오늘은 간만에 따끈한 최신영화를 다뤄볼까 합니다.

<콩:스컬 아일랜드>

첨엔 이게 뭔 말인가 싶었는데, 포스터를 보니 바로 이해가 되더라구요. 영화<킹콩>(1933)의 그 '콩', 그리고 스컬아일랜드는 번역하면 해골섬 정도 되겠죠? 바로 해골섬의 '콩'에 관한 이야기!


원작영화 <킹콩>(1933)

주인'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의 모티브는 1933년 원작영화 <킹콩>에서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리메이크 한 것이 아니라 주인콩만 같을 뿐 거의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셔야 할 것 같네요.

원작영화인 <킹콩>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미지의 섬에서 원주민들이 신으로 모시는 거대한 유인원 콩이 인간들의 욕심때문에 뉴욕까지 잡혀 오게 되는데, 이 유인원이 또 여자주인공 앤을 사랑하게 되죠. 앤 역시 콩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콩을 어떻게든 지켜주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결국 콩을 죽이고 마는 마치 <미녀와 야수>의 새드엔딩 버전 같은 그런 내용입니다.


원작과 비슷한 시작

어쨌거나 기본적인 배경과 접근은 비슷하게 시작합니다.

위성에도 잡히지 않고 폭풍으로 휩싸여 그 한가운데 위치한 스컬아일랜드.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철수를 결정한 1973년 초, 섬을 조사하기 위해 괴생물체조사팀인 랜다 박사의 모나크팀, 패커드 중령(사무엘L.잭슨)의 헬기부대, 지질학자, 전직 영국군 대위인 콘라드(톰 히들스톤), 반전 사진기자 위버(브리 라슨) 등이 폭풍을 뚫고 섬에 진입하는데성공합니다.

섬에 괴생물이 살고 있을 거라고 확신한 랜다는 지질조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섬 곳곳에 폭탄을 투하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사팀은 자신의 영역에 소란스럽게 침입한 조사팀을 응징하기 시작한 거대한 고릴라 한 마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산보다 더 큰 고릴라, 강물이 발목에 찰랑거리는 어마어마하게 큰 고릴라는 섬에 들어온 모든 헬기를 다 파괴해 버립니다. 섬을 탈출하기 위한 조사팀과 섬을 지키려는 콩이의 대결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신비한 동물사전> 콩이ver.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자연, 어떠한 교류도 있을 수 없었던 독립적인 생태계를 갖춘 스컬 아일랜드에는 콩이 뿐만 아니라 신기한 동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물론 <신비한 동물사전>에서만큼 뭔가 친근하지는 않지만 볼거리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대한 대나무다리 거미, 거대한 물소, 부모의 원수인 거대한 도마뱀 등등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상상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동물들 뿐만 아니라 산, 바다, 강 등 자연도 참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어 보는 맛이 있습니다.


아쉬운 캐릭터, 빈약한 스토리

볼거리는 분명 많은 영화이지만 상대적으로 이야기가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먼저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모나크팀과 랜다 박사가 사실상 거의 비중이 없다는 점은 의아한 부분입니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콘래드 대위의 이야기를 더 비중있게 다뤄줬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영화<토르>에서 로키 역으로 강렬한 임팩트를 준 주연 톰 히들스톤은 역시 여기서도 그 분밖에 안 보입니다. 스토리나 영화 상에서도 톰 히들스톤의 하드캐리!

또한 패커드 중령의 광적인 복수에 대해서도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죠. 어느 정도 대충 어렴풋이 이해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마지막 전쟁에서 결국 철수할 수 밖에 없고, 마치 미국이 패배해서 도망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베테랑 노병의 심리와 사상에 대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필요했던 거서 같습니다. 사무엘L.잭슨은 콩이랑 너무 닮아서... 깜짝 놀래기도 했었죠..ㄷㄷ


재미난 오프닝 시퀀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베트남전쟁 시기이지만, 오프닝시퀀스는 2차대전 중 미국과 일본의 전투장면을 담고 있습니다.(중국자본인데 한국전쟁 중 미군과 중공군의 전투장면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이 장면을 통해 관객들은 긴장을 풀고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프닝에 2차대전이 등장한 이유는 영화를 보면 알 수 있겠죠?


원작에 대한 현대적 해석

그간 나온 킹콩 영화에서 킹콩은 결국 문명의 한복판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은 미지의 세계를 들쑤시게 되고, 보통과는 다른 미지의 생물에게 인간들이 갖는 이질감과 호기심은 두려움을 야기하고, 그 두려움을 무력으로 극복하고자 합니다. 다른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세상에 없던 것이 세상에 나타났으니, 세상에서 없는 존재가 되면 모든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죠. 콩이를 나타나게 한 인간의 잘못이 아니라 나타난 콩이가 잘못한 꼴이 되어버리는 겁니다.이런 생각에는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라는 인간중심사상이 자리잡고 있는 것인데, 최근 인류의 욕심으로 자연이 피해를 받고, 그것이 다시인류에게 재앙과 손해로 돌아오는 것을 우리는 여러번 경험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최근의 화두는 '친환경'이죠.

이 영화는 원작들과 반대로 인간이 자연에게 굴복하고, 또 자연이 우리에게 관용을 베푸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괴수영화, 오락영화가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관객에게 확실히 담고 있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12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나 여성분들이 보기에 다소 혐오스럽거나 잔인하다고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국자본이 투입돼 영~ 쓸데없는 장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담고 있는 주제가 이 영화를 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오락영화로 만들었다는 생각입니다.

<콩:스컬아일랜드>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로서 ★★★☆ 3.5/5

(5개: 재미+작품성=어머, 이건 꼭 봐야해!)

(4개: 작품성or재미=딱히 싫어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보면 좋을 영화)

(3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킬링타임용)

(2개: 취향을 심하게 타거나 굳이 안 봐도 될...)

(1개: 왜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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