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없는 이번 생을 빵맛 나게 하는 책

<아무튼, 빵은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내돈내산 독후기

by 빛율

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무얼까? 우리는 서로를 제대로 만날 수나 있는 걸까.


그녀의 글을 읽으며 생각했다. 나는 그녀를 모른다. 언제나 환한 그녀의 미소 너머에도 평범하고도 고유한 그녀만의 애환이 분명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다. 하지만 그녀의 글을 읽으며 깨달았다. 난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는 걸.


그녀의 글에서 나는 빵냄새가 내 마음과 공감을 가득 채웠다. 후각과 미각, 시각과 촉각으로 모두 새겨지는 글이었다. 그녀의 첫 번째 글에서 나는 모카빵 향기가 가시지 않아 빵집을 지나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모카빵을 집어들 뻔했다. 언젠가 모카빵을 잔뜩 사들고 그녀를 찾아가야지. 그녀의 유년에 대한 기억은 어딘가 모르게 나랑 닮은 구석이 있었다. 사람 냄새가 나고, 따뜻하고, 조금은 슬펐다.


빵을 굽는 게 행복하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나는 도무지 공감이 되지 않았다. 귀찮게 무얼 하러 빵을 만드나. 그러나 갓 나온 떡이든 빵, 그 어떤 음식이든 손수 만들어 갓해먹는 것만큼 맛있는 음식이 있을까. 그녀는 자신의 묵직한 슬픔과 기쁨을 빵을 소재로 제대로 건져내어 요리할 줄 알았다. 제빵사를 꿈꾸던 사람 맞네. 얼마나 달콤하고 정갈하게 글을 풀어내는지 그녀가 빵을 만드는 과정을 적은 글을 읽다 문득 나는 달큼한 빵 냄새와 달콤 촉촉 바삭 노릇 한 바나나빵과 오트밀 쿠키의 맛, 동그랗고 예쁜 모양과 촉촉하고 뭉글한 촉감까지 그 모든 빵 만드는 과정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대단한 빵순이는 아니다. 그래서 '빵지순례'하는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줄을 서봤지만 나는 솔직히 그만큼의 행복을 느끼지는 못했다. 행복은 잠깐, 먹은 후의 더부룩함과 등결림 등은 길었다. 그래서 나는 밀가루를 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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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쓰고, 자주 읽으며, 가끔 노래를 짓고, 더 가끔 그림을 그리는 갓난 아이의 갓된 엄마. 주로 무용한 것들에 마음 뺏기지만, 요샌 유용한 것들(요리,육아)에 (바)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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