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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su Jul 23. 2023

23.7.18 나의 상담 일지_3b

나는 내 정원을 잘 가꾸어가는 중

3회 차에 접어든 상담의 묘미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왜 이렇게 속이 후련할까, 그냥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그럴 수 있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내 얘기를 안 들어주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러다 문득 그냥 걷다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가치판단, 우선순위.

지금 나의 심리에 성격에 가장 중요한 것들이라셨다.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나의 가치를 판단하고 내 삶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꽤나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다. 나 같은 기질을 가진 사람에겐 더더욱이 말이다. 내 가치판단과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제일 신경에 쓰이는 요인, 어떻게 보면 방해가 되고 거슬리는 요인은 부모님의 응원의 부재라는 말에 선생님께서는 나의 삶을 살아가는데 왜 부모님의 응원이 필요한지 응원을 받으면 어떨 거 같은 지 물어보셨다.


왜 필요한지 몰랐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너 멋지다.’, ’ 너 잘하고 있어!‘ 등 타인에게 많은 응원을 받기야 하지만 그냥 그런 질문들 말고 온마음을 다해 내게 응원을 해주는 이들이 있다. 진정 그 마음이 와닿을 때 나는 꽃에 개화를 하는 기분이었다. 마음속 무언가가 피어나고 자라나는 느낌. 감정이라는 거 한 단어로 또 문장으로 적어내리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꽃의 개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꼭 부모의 응원이 부재하기 때문에 불안하다기보다는 사실 불투명한 미래를 가진 신인 예술가들은 사실 당연히 불안 속에 살아가는 건 아닐까? 불안감을 느낄 때면 개화했던 그 기분을 떠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마도 나는 부모의 응원이 없어도 괜찮을 건데, 불확실성이라는 거 견디는 게 사실 쉬운 게 아니니까. 어떤 때가 참에 이르러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때까지의 불안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적으로 나누는 3가지 불안이 있다고 한다. 도덕적, 현실적, 신경적. 지금 내게 있는 불안은 현실적 불안이다. 나는 원래 기질적으로 불안수치가 높다고 검사결과에 나와있는데 사실 왜 이렇게 걱정이 많을까 생각을 하며 살기는 했지만 검사의 결과, 수치가 내가 타고난 성격임을 보여주고 나니 나 원래 이런 사람이니 그냥 그러려니 살아야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다.


불안이라는 친구는 어떤 때에 내게 신호를 줘서 어떤 것에 대한 대비, 준비, 고민을 해보라고 말해주는 아이라고 한다.  앞으로 더 잘 살아가라고 말이다. 이렇게 불안의 뒷모습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불안이라는 친구는 어쩌면 내게 좋은 친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격 성숙은 기질 수용에서 온다고들 한다.

불안이 다가올 때면 내게 알맞은 속삭임 문장을 찾아 나의 강점에 머물고 그렇게 뇌의 회로를 바꿔가야 나름의 온전함을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실 어쩌면 나는 온전히 이 나이대의 내 정원을 잘 가꾸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자극 추구와 위험회피도가 높은 나의 성격이 예술가에게는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렀다.

사실 난 좋아하는 것들로 나를 치유하고 있었으니,


상담은 계속되는 질문들 속에서 깊이까지 못해본 생각을 하고 정말 진짜 사실을 찾는 거였다. 또 ‘좀 울면 어때요?’, ’좀 본인 생각만 하면 어때요?‘, ’좀 그러면 어떠냐 ‘ 는 되받는 질문들이 아 그래도 괜찮겠구나 라는 생각까지 가져오니 마음이 편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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