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챗 Apr 11. 2016

#2 여행과 같은 삶을 사는 기자 지망생의 이야기

경희대학교 학생, 기자 지망생 박희재


Q,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저는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취업을 해야 돼서 준비를 한다기 보다는 기자를 준비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있어요. 신문을 읽고, 제가 더 알고 싶은 부분은 책이나 논문을 통해 좀 더 깊게 공부한다는 게 정말 좋아요. 운동도 좋아해서 2주에 한 번 정도는 농구 모임에 나가고, 일주일에 3번은 헬스에 다니고 있어요.


Q. 당신에게 완벽한 하루란 어떤 하루인가요?


딱 3시간 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한 시간 반 운동하고,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저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과 맥주를 마시든 커피를 하든 대화를 하고 나면, 나머지는 어떻게 보내도 완벽한 하루예요. 나머지 시간은 학교에 다니면 학업에 충실하고, 일을 하게 되면 일을 열심히 하면 돼요.


Q. 시간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편인가요?


계획을 잘 못하는 편이라 미리 뭘 해야겠다는 생각은 잘 안 해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는, 즉흥적인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완벽한 하루가 쉽게 오진 않는 것 같아요.



Q. 당신의 인생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최근에 봤던 것 중에 <스포트라이트>라는 영화가 있어요. 기자와 관련된 영화인데, 마음 깊이 와 닿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예요. 줄거리를 얘기하자면, 보스턴에 신부 한 명이 아이들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생겨요. 그걸 기자들이 탐방 취재하는데 난관에 부딪히게 돼요. 천주교 신부 한 명만 잡아 폭로를 하려니 너무 쉽게 묻힐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런 신부가 있는데도 묻힐 수밖에 없는 현실과 시스템 자체를 고발을 하는, 그런 이야기를 그린 영화예요.


Q. 어떤 걸 느꼈죠?


기자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작은 일과 큰 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어요. 도둑이 도둑질을 했을 때 그걸 보도하는 게 작은 일이라면,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 시스템을 고발하는 게 큰 일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그것이 도둑이 생기지 않게 기여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소위 말하는 ‘소셜 임팩트’가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영화 스포트라이트


Q. 지금 시작하고 싶은 게 있나요?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인데, 아침에 일어나 거울 앞에 서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는가’를 매일같이 물어보라고 했어요. 저도 아침에 일어나 그런 질문을 하는데, 조금 엇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기자가 되고 싶긴 하지만 되고 난 다음을 생각해보면,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대중을 대상으로 뉴스를 잘 전달해주는 거잖아요. 평범한 기자가 되면 TV나 신문이라는 매체에 한정될 것 같은 우려가 생기더라고요. 차라리 웹툰 혹은 벤처를 통해 저널리즘 영역에서 혁신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게 내가 하고 싶은 게 아닌가 생각도 들어요. 그래서 무언가 시작하고 싶은 게 있다면, 웹툰을 배우고 뉴저널리즘에 대해 할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해보는 거예요. 우선은 기자가 되어 전문성을 쌓은 뒤에 이뤄나가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당신은 모험을 추구하는 사람인가요?


성격적인 측면도 있지만, 인생의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중학교 때 제가 게임 중독자처럼 지냈는데, 부모님의 영향으로 공부라는 걸 시작했어요. 저는 거기서부터가 모험이었다고 생각해요. 학과도 자율전공학과를 선택해서 벤처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시도도 했어요. 하지만 이 길이 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어떤 계기가 있어 히치하이킹으로 전국 일주를 하게 됐어요. 그 당시 고민을 하면서 기자라는 직업으로 방향을 바꾸게 됐어요.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게 생기면, 그걸 채워주는 쪽으로 인생의 항로를 바꿔왔고 그 과정을 즐겼던 것 같아요. 앞으로 직장을 갖고 가정을 꾸리게 되면 직업적으로 바뀌는 게 많아지면 안 되겠지만, 그 방향 자체는 항상 생각하면서 지내게 될 것 같아요. 



Q. 히치하이킹 여행은 어쩌다 하게 된 거죠?


여행을 좋아해서 대학에 들어와서부터 1년에 10번 정도는 주말을 이용해 국내 여행을 해왔어요. 여행을 자주 하면서 느낀 게 매번 비슷한 방식으로 여행을 하게 되니까 여행도 틀에 박힌 일이 되어버리더라고요. 오늘 속초에 간다 하면 가서 뭘 할지 뻔히 보이는 거예요. 처음에 여행할 땐 기대치가 없어 어딜 가도 마냥 재밌었는데, 예상이 되는 순간 여행이 재미없어졌어요. ‘무엇이 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걸까.’ 고민을 하다가, ‘계획을 세우는 여행’ 자체가 흥미를 잃게 만든 거더라고요. 히치하이킹 여행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잖아요. 그 날 차를 잡으면 목적지까지 가는 거고, 못 잡으면 못 가는 거고. 차가 설지 말지도 알 수가 없죠.


Q. 두렵지는 않았나요?


앞에 아무런 케이스가 없었다면 몰랐을 텐데, 블로그를 찾아보니 그런 여행을 하는 사람이 두 케이스 정도 있었어요. 그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서 ‘불가능한 건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그 당시 지내고 있던 생활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시작한 것도 있어요. 그게 추진력이 됐던 것 같아요. 전역을 하고 알바만 하면서 지냈는데, 어린 나이에 여기서 이렇게만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처음이 가장 어려운 거잖아요. 차를 20번 얻어 탔는데, 첫 번째 차를 잡고 나니까 나머지 19번은 너무 능숙해지더라고요.


Q. 차를 잡는 데는 얼마나 걸렸나요?


첫 번째 잡을 때가 가장 어려웠는데,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처음엔 방식도 모르고 무작정 하는 거잖아요. 영화에서 하는 것처럼 똑같이 따라 해 봤어요. 그런데 안 서주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을 했죠. ‘어떻게 하면 차를 세울 수 있을까?’ 생각을 해 보니 차를 태워주는 입장에서 저를 태워줄 이유가 없는 거예요. 괜히 이상한 사람이면 손해잖아요. 그래서 나를 태워줄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뭘지 고민을 했어요. 


거기가 국도 입구였는데, 국도를 타는 사람들은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이거든요. 둘이면 모르겠지만 혼자 가는 사람들은 심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는 항상 빈자리가 있을 것이고, 제가 그 빈자리를 채워서 30분 ~ 1시간 정도 말동무만 되어줘도 차를 태워주는 가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아이컨택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했어요. 스케치북에 글도 쓰고요. 그러고 나니까 거짓말처럼 5분 만에 차가 서더라고요. 타고 가면서 내가 이 여행을 하게 된 계기나 여행 계획을 이야기해주다 보니 분위기가 즐거워졌어요. 나머지 열아홉 번도 같은 방식으로 하니 다 통했어요. ‘내가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당당해질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됐어요.




Q. 당신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요?


현실적인 면이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DNA 자체가 이상을 추구하는 성격이어서, 상황을 잘 안 살펴보는 면이 있어요. 발을 땅에 디딜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 그리고 아무리 하고 싶은 걸 해도 품위가 있었으면 좋겠고, 유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딱 세 가지예요. 그리고 이걸 다 갖춘 사람이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요.


Q. 당신의 이상형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같이 발전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걸 함의하는 말인데, 내 생활에 대해 공감해주고, 내 생각에 대해 공감해주고, 나도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이것부터 시작해서 서로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그래서 미래에 투자하는 걸 이해해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매거진의 이전글 #1 꿈을 좇는 한 디자이너의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