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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챗 May 16. 2016

#3 여행을 통해 영감을, 사람을 통해 위로를

항공업 종사자 박수현


Q.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스물여덟 살 박수현입니다. 2013년에 졸업을 해서 계속 회사를 다니고 있는 중이고 항공업 쪽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다들 스튜어디스냐고 물어보시는데, 스튜어디스는 아니고요. 일반 지상직을 하고 있어요.


Q. 더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회사를 다닌지 조금 오래되다 보니까 행동반경이 좁아진다는 걸 느껴요. 고등학교는 지방에서 나와서 자주 볼 수 있는 건 대학교 친구나 회사 친구들뿐이거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예를 들어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들도 sns에서만 보다가 ‘진짜 하고 있는 사람이 있구나.’하고 신기해요. 막연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다른 사람은 뭐 하고 살지? 다들 나처럼 사나?’하는 게 궁금해 물어보면 다들 저처럼 살고 있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삶에 큰 변화는 없더라도 많은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Q. 자신만의 기분전환 방법이 있나요?


카페를 좋아해서 혼자 카페를 자주 와요. 요새 블로그를 시작했거든요. 여행 갔다 온 것을 기록하고 있어요. 항공사다 보니까 항공권이 복지로 나오거든요. 여행도 자주 가는 편이에요. 휴가를 받아서 가거나, 일본 같은 경우는 주말을 이용해서 갔다 오기도 해요. 여행 계획 짜는 것도 좋아해요. 언제 갈지는 몰라도, 요새 엄마랑 같이 여행을 다니거든요. 엄마한테 “엄마 파리 가보고 싶지 않아?” 이렇게 물어보고, 혼자 ‘첫째 날에는 어디를 가고..’ 이렇게 쭉 적어놓고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여행이 별 거 아닌데 이렇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수단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요샌 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사회적인 프로젝트 같은 것에도 참여를 하고 있어요. 위안부 할머니들과 관련된 아시아연대가 있는데 거기에서 문서 번역을 필요로 한다고 해서 그 일에 지원해 주말마다 하고 있어요.



Q.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요?


주로 행복해요. 밝은 편이거든요. 학교 다닐 때 휴학 없이 쭉 다니다 바로 취업을 한 거라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낮은가 하는 생각도 해요.


Q. 휴학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요?


후회 많이 하죠. 길게 놀아볼 시간이 없었어요. 다른 친구들은 유럽 배낭여행도 가고 그랬는데 전 길게는 못 가봤거든요. 그래서 무급 휴직을 내서라도 한 번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한국 고등학교를 1년 유급해서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대학을 재수한 거나 마찬가지여서 1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또 전공 공부가 안 맞아서 차라리 빨리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싶었어요. 


Q. 당신은 모험을 추구하는 사람인가요?


아닌 것 같아요. 주변 애들한테는 모험을 추구하라고, 동생한테도 공부를 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면서 정작 저는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되게 해야 되는 것만 하면서 살아온 사람 같아요. 그래서 후회도 많이 되고요. 저도 사업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항공권이 싸게 나오니까 이걸 이용해서 해외 직구를 해야겠다 싶어서 몇 번 시도했다가, 적자만 내고 기부만 하고 끝나고 그랬거든요.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


Jafflechutes, Awesome Without Borders 출처


Q. 창업을 하게 되면 어떤 아이템을 하고 싶나요?


아이디어는 많은데 꼭 얼마 안 지나 한국에 들어오더라고요. ‘요새 해야 된다 그랬잖아. 대박났잖아.’ 그랬던 게 몇 개 있어요. 최근에 하고 싶은 건 호주에 한 샌드위치 가게가 있는데, 가게가 1층에 있는 게 아니라 높은 층에 있어서, 샌드위치에 낙하산을 매달아 아래로 떨어트려 주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이대 앞에서 하자.’ 1층은 건물 값이 비싸니까 2~3층 사무실을 얻어서요. 친구가 어플을 만들 줄 알거든요. ‘어플로 픽업 시스템을 만들어서 하자.’ 이런 얘기를 나눴어요.


얼마 전에 뉴욕을 갔다 왔는데 맛집은 뉴욕에서 얻어올 게 되게 많아요. 요새 뉴욕에 ‘무슨무슨 바’가 유난히 많이 생겼더라고요. 무슨 바인지 들어가서 봤는데, ‘워터 바’, ‘밀크 바’ 이런 거였어요. 파리 무슨 지방에서 퍼온 물이고, 언제 만들어진 건지 굉장히 상세하게 해놨더라고요. 한 켠에는 밀크 바라고 해서, 원산지별로 엄청 다양하게 진열이 되어있고, 아이스크림 같은 것도 팔고 하는데 굉장히 신선했어요.


Q. 마지막으로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2월에 동생이 제대를 해서 기념으로 발리로 가족여행을 갔거든요. 거기서 많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회사를 다녀서 가족들 이항 공권으로 여행을 갈 수 있으니까, 다들 너무 좋아하는 걸 보면서 저도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고, 그 사람이 행복해하는 걸 보니까 덩달아 행복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자식이 행복한 걸 보면 부모가 행복한 것보다 100배는 더 행복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엄마가 위로를 잘 해주시나 봐요. 제가 행복한 게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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