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같이 눅눅한 내 안의 그리움에게...
갈라 터질 듯
한껏 메말랐노라 자부하며 살던 날에
기별 없이 툭툭 떨어져 내리는
장마같은 그리움 한바탕
후두두둑 아프게 때려 박히는 너의 낙하에
하늘과 눈 맞추려던 나는 서둘러 고개를 숙여
당황스런 가슴 안에 널 구겨 담는다.
고개 들어 올려다 봐도
고개 숙여 내려다 봐도 소용없다.
툭툭 얼굴을 때리고,
후둑 바닥을 때리는
뿌리치지 못하도록 끈질긴 이 비루한 빗줄기
깊이 심겼던 너의 기억 뿌리 뽑아내고
한껏 말랐던 가슴 구멍에
찰랑이며 흔들리는 그리운 물빛 한 방울이
흘러 넘치지 않도록
날 적시지 못하도록
가슴 속 깊숙이 보이지 않을 곳으로 널 구겨 넣는다.
그렁그렁
그렁그렁
마른 우물처럼 메말랐던 마음에
꾸역꾸역 쏟아지는
장마비같은 눈물이란...
#그리움
#비
#비오는날
#끄적이는하루
-@몬테크리스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