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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록 Apr 21. 2023

번역행정사로 일하지만, 해외는 참 오랜만입니다.



번역행정사로 일하며 정말 다양한 국가의 서류를 준비하곤 하지만,

정작 나는 사무소를 운영하면서도 해외에 많이 나가진 못했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탓이 컸다.


뭐, 어쩌겠나. 내가 해결할 만한 여지가 있다면 뭐라도 하겠지만,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일이면 최대한 신경 끄고 살아야지.

나는 외출을 자제하게 된 김에(?) 돈이나 벌지 뭐, 하며 열심히 일했고, 코로나 초창기에 국내 분위기가 공포에 휩싸이면서 (우리 모두가 그랬었다. 기억해 보시라) 사무소 전화벨 소리도 뜸해졌을 때는, 실력이나 쌓아둬야지 하며 이런저런 공부를 하며 또 나름대로 잘 살았다.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하와이에 왔다.

사진만 보면 여기가 하와이인지 제주도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여기는 하와이다.


입국 심사도 정말 오래간만이어서 미국 세관 공무원이 나에게 직업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는 순간 더듬었다.

내 직업을 영어로, 문서가 아닌  “내 입으로” 직접 말하는 게 얼마만인가. 코로나 전에 해외거래처 미팅에서나 말했지, 코로나 이후에는 거의 구두로 발음해 본 기억이… 언제더라?

그러거나 말거나 스스로가 말을 더듬는 상황을 참지 못한 나는 “Administrative Scrivener”(영문명도 길다…)라고 굳이 한번 더 말했는데, 심사관이 웃으며 알았으니 여행 잘하라고 말했다. 내 앞에서 입국 심사를 받던 일본 여성 분이 갑자기 끌려가고, 버킨백을 든 한국인 부부의 입국 인터뷰도 길어지길래 나 또한 그러겠거니 마음의 준비를 했는데.

담당 공무관님, 어쨌든 빨리 끝내줘서 감사합니다?  이제 팬데믹도 거의 끝난 상황이나 다름없으니 이번 입국 심사를 계기로 슬슬 여러 기회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하와이 와서 일 생각하네 (아 물론 생각만, 아주 가-끔)

사실, 내가 한국에 없는 기간에 혹시나 이슈가 발생할까 봐 업무용 USB, 연결케이블, 공인인증서 등을 챙겨 왔다^^…

아이패드 챙긴 것도.. 뭐 그렇다. 말로는 여유롭게 글도 쓰고, 전자책 읽으려고 그래~ 하며 호언장담을 했지만 말이다.


휴대가 편한 자료들을 어느 정도 챙겨 와서인지 현재까지 별문제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원래 문제란 항상 방심하는 순간 터지는 거니까. 아마 내가 업무 관련한 걸 아무것도 안 가져왔다면 분명 뭔가 일이 생겼을 거란 느낌적인 느낌.

직원 없이 일하는 1인 사업자의 삶이란 그런 것 같다. 때론 자유롭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온전히 자유롭기는 어려운 지점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감당할 만하고, 좋다. 분명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 오겠지만, 아직은 나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조금씩 더 나아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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