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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Feb 06. 2023

동생과 데이트

동생이 친구와 미술관 가기로 했는데 약속 펑크 났다며, 가장만만한(?!) 둘째 언니인 나를 소환했다. 마침 휴직 중이기도 하고, 동생이 예약해 둔 미술관이 재밌어 보여서 주말에 급 데이트를 했다.


일반 대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시기에 다녀서 인터넷 대학 다닌다고 놀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휴학 한번 없이 쭉 잘 다니더니 며칠 전 전공 관련 국가시험을 합격하고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3월엔 취직할 거라며 이번달 밖에 못 노는데 자기가 특별히 놀아주는 거라며 생색을 낸다. 에휴~ 그래그래 점심은 내가 사야지. 



신나게 미술관을 보고 카페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동생은 취업이 쉬운 학과라 취업하는 과정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었지만, 취업한 후를 걱정하는 듯했다. 검안사라는 직업이 자격증이 필요한 만큼 전문직은 맞지만, 어느 정도 숙련도만 익히면 퍼포먼스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성장이나 공부를 요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미건조한 반복되는 업무에 자기 효능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안정적이지만 너무 밋밋해서 앞으로 뭘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동생의 고민 포인트 였다.


나는 수비수를 잘 키웠으니 이제 공격수를 키워보라며 책모임을 추천했다. 이제 막 졸업했으니, 세상을 보는 시야도 좁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를 수 있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고 세상을 이해하면 좋은데 그걸 쉽게 해 주는 게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모임 하다 보면 서점이나 도서관도 자주 가게 된다.


내가 가는 책모임은 나이대가 있어서 추천하기 조금 애매했는데, 마침 동생 지인이 책모임을 만들었단다. 가볍게 참여해 보라고 권했더니 덜컥 그 자리에서 가입해 버렸다. 꽤나 뿌듯한 하루였다.


채은이의 세상이 넓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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