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들은 "Happy birthday, my dear!"
비행기를 타본 적이 거의 없어서 교환학생을 시작하러 한국에서 출발할 때 내가 김천 출신의 슈퍼 촌놈이라는 것을 실감하고는 모든 일에 얼탔다.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와서 모든 행동이 뻣뻣하고 느렸다.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미소와 안내는 언어영역 듣기 평가를 하던 기억이 날정도로 친절하지만 부드럽게 다가오진 않았다.
이곳에서 여행을 하면서 몇몇 항공사를 이용하고 이곳 기내 분위기는 한국 비행기와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안내 방송으로 농담을 하기도 하고 이륙 전 안전 유의 사항을 설명할 때에도 간단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웃는다. 승무원들은 승객을 정말 많이 배려해주지만 승객에게 불평을 하기도 하고 화난 목소리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동네 버스 기사님을 보는 것은 이런 분위기가 내 여행을 더 편안하고 즐겁게 만든다.
포르투에서 브뤼셀로 돌아올 때 라이언 에어를 이용했다. 브뤼셀 도착 30분 전이라는 안내 방송과 함께 오늘이 이 비행기에 탄 승무원의 생일이라고 방송했다. 승객들이 모두 박수를 쳐 주었고 안내 방송에서는 Happy birthday, my dear라며 축하해주었다. 고객에 대해 슈퍼 을의 입장이 아닌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스스로의 직장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죄송한 표정을 지으며 고객의 심기를 맞추느라 끊임없이 웃음을 짓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며 감정을 노동하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보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