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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재 Jun 20. 2023

조직이 더욱 건강해져야한다면, 건강검진부터

1. 우린 일상적으로 측정에 노출되어 있다. 운동할 때 애플워치를 켜서 칼로리를 측정하고, 기업마다 NPS(순고객추천지수 : Net Promoter Score)를 도입해 “친구나 동료에게 이 기업이나 제품/서비스를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습니까?”라는 간단한 질문을 통해 고객경험을 추적관리하기도 한다. 당연하게도 인사관리 혁신의 성공에 구성원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고 할지라도 구성원의 공통인식과 경험을 축적하지 못한다면 변화의 근육을 만들어갈 수 없다.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기 위한 도구로 최근 많은 조직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이 짧은 주기로 반복적으로 조사하는 펄스서베이(Pulse Survey) 다. 일 년에 한 번씩 수십, 수백여 개의 문항의 설문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오늘은 최근 프로젝트를 하면서 전반적인 효과성을 측정하기 위해 펄스서베이를 진행한 사례를 공유해보려고 한다.



2. 이번 프로젝트에서 펄스서베이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였다.  ①인사관리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구성원의 참여도를 향상시키고, 집중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 ②조직장이 구성원의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길 수 있게끔 변화를 상기시키는 것. ③지식노동자로서 일하는 환경, 일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간극이 심한 단위조직을 추적관리하면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분석하는 것. 전사차원의 펄스서베이 결과는 매달 인사관리혁신 뉴스레터를 통해서 투명하게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기로 했다.



3. 펄스서베이의 목적과 기대를 고려해서 문항은 「심리적안전감」, 「일하는 동기」, 「지식노동자로서 환경조성」, 「지식노동자로 일하는 방식」 4가지 영역, 13개의 문항으로 설계했다.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은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해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무시 받거나, 비난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개념으로, 구성원의 변화 수용과 몰입을 향상시키고, 창의적인 생각과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등 조직의 전반적인 성과를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하는 동기는 성과를 창출 할 수 있는 직원들의 동기수준을 파악함으로써 성과창출에 대한 예측을 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총동기지수(Total Motivation)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요인(내재적 동기)와 관련된 요인인 즐거움, 의미,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4. 지식노동자로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성과관리시스템의 주요한 요소인 경영계획, 직무R&R, 피드백, 학습과 성장에 대한 내용을 측정했다. 그리고 지식노동자로 일하는 ‘방식’으로 협업, 통합과 자율(정렬), 효율성 추구 정도도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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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러한 4가지 영역을 반영해서 설계한 13개의 문항(7점 척도)은 이렇다.

(1)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동료(구성원, 상위조직장 포함)들이 반대할 것이라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었다.”  
(2)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우리팀은 매우 중요하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을 외면하지 않고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3)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이 일이 개인적 목표를 성취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4)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이 일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5)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일을 하는 이유는 이 일의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었다.”  
(6)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속한 단위조직의 경영계획이 내 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7)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내 직무R&R이 명확하게 설정되고 그 안에서 자율성과, 의사결정 권한이 보장되었다.”  
(8)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성과창출과 관련된 동료 간의 피드백이 활발했다.”  
(9)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학습과 성장의 기회가 있었다.”  
(10)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발휘하였다”  
(11)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지식노동자로의 성과창출을 통해 직무의 고객(협업대상자)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집중했다.”  
(12)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일을 할 때 조직의 목적(미션, 비전, 전략)을 생각하면서 자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13) 지난 한 달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지식노동자로의 성과창출을 위해 장애물을 제거하려고 노력했다.” 


6. 문항에 약간의 긍정성편향이 담겨있지만 문항을 심플하게 설계하고, 문항에 해당하는 행동에 보다 민감해지고, 프로젝트의 목적을 더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위와 같은 형식으로 설계했다. 프로젝트팀은 13개 문항의 매달 계기판(Dash board)처럼 살펴보면서 어떤 활동이나 내용이 더 강조되거나 제거되어야 하는지 지속적으로 트랙킹하게 된다.  



7. 펄스서베이는 조직차원의 습관을 형성해나가는 변화관리 과정에서 말 그대로 '맥박'처럼 중요한. 루틴을 하나 추가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기로 했다면 일주일에 한 번 씩 체중을 재야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펄스서베이를 통해서 일상적인 건강성을 체크한다면, 조직풍토, 리더십스타일 조사같이 문항수가 많고, 성과창출과 보다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종합검진 결과와 연계하여 워크숍을 진행하거나 단위조직별 조직장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함께 액션플랜을 도출해보는 것도 좋다.



8. 펄스서베이를 해보면 막상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기대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개별 결과치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앞으로 프로젝트를 하면서 진행할 활동들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면서 어떤 추세적인 변화를 갖게 되는지를 추적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단 여기에서부터 개선의 물꼬를 터보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고정된 이미지를 당위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더 좋은 방향인지, 좋은 이유에 대해 논의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실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거대한 교량이 아니라 함께 놓으면서 건너야 하는 징검다리다. 더 좋은 방식은 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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