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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동재 Dec 21. 2023

탁월한 창업가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까?

홍영기 코치님이 가인지 경영세미나에서 강의한 ‘뛰어난 리더들이 사용하는 의사결정의 원칙 5가지’를 보았습니다. 강연에서 논문의 핵심적인 내용을 잘 정리해주셨는데, 인용하신 사라스바티의 논문이 마침 올해 8월에 번역되어서 출간되어서 단행본에 있는 주요내용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강연의 제목처럼 큰 틀에서 이 책은 기업가의 의사결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거의 모든 부분에 통용되는 일종의 마인드셋을 제공하기 때문에 애자일(agile)하게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애자일하게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걸까?를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1181


이펙추에이션의 핵심은 이미 존재하는 기회를 발견하거나 활용하기보다, 평범한 일상생활과 가치 체계에서 기회를 ‘창조하는’ 사람들이 바로 실현적 기업가라는 주장에 기반한다.

1. 사라스 사라스바티(Saras D.Sarasvathy)는 버지니아대학교 다든경영대학원의 교수로 기업가정신 분야의 저명한 학자이자 전문가입니다. 기업가의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고 특히 성공한 기업가들이 사용하는 사고방식인 이펙추에이션 논리를 개발한 것으로 명망이 높습니다. 그녀는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의 지도 아래 이펙추에이션 연구를 시작했고 2001년 이펙추에이션을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기업가정신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스웨덴 국제기업가정신연구상을 수상했죠.

2. 사라스바티는 기업가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프로세스가 정확한 예측과 철저한 시장분석을 강조하는 ‘인과적’사고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라고 의심했습니다. 그리고 성공한 연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 끝에 수중의 새 원칙, 감당 가능한 손실 원칙, 조각 퀼트 원칙, 레모네이드 원칙, 조종사 원칙 등 5가지 원칙이 조화롭게 작용하는 ‘실현적’ 의사결정 논리로 이펙추에이션을 창안했습니다.


3. 이펙추에이션은 인과관계 Causation와 정반대입니다. 인과관계 모델은 미리 정한 결과에서 시작하죠. 인과관계론자는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라고 질문하면서 이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수단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새로운 수단을 창조하고자 합니다. 그와 반대로 이펙추에이션 모델은 주어진 수단(정체성 ‘나는 누구인가?’, 지식 ‘무엇을 아는가?’, 네트워크 ‘누구를 아는가?’)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수단에서부터 시작하며 ‘이 수단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합니다. 이펙추에이션을 적용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되는 상황을 다시 조정해가면서 기존의 현실을 새로운 기회로 재구성합니다. 기업은 생애주기에 따라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지만 전문기업가들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목표가 불분명할 때 이펙추에이션이 특히 유용하다고 말합니다. 

4. 이펙추에이션에 따르면 프로세스의 각 단계에서 전문기업가는 다음의 원칙을 활용합니다. 각 원칙은 기존의 보편적 이론과 전통적 경영 실제에서의 주요 의사결정 기준을 뒤집는데요. 아래 다섯 가지 원칙은 불확실한 상황을 제어하기 위해 예측하는 전략을 줄여줍니다. 

✅ 수중의 새 원칙 (The bird-in-hand principle) :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아는가? 누구를 아는가?” 먼저 자기 자신과 주변을 파악하고 가용 자원을 중심으로 계획합니다.
✅ 감당 가능한 손실 원칙 (The affordable loss principle) :기대 수익을 계산하기보다 잃을 각오가 되어 있는 것에 미리 집중합니다.
✅ 조각 퀼트 원칙 (The crazy quilt principle) : 사업 설계의 시작 단계부터 파트너십을 쌓는다. 고객이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 레모네이드 원칙 (The lemonade principle) : 삶이 내게 너무 신 레몬을 주면 레몬에이드를 만들어 먹어라.라는 속담처럼 뜻밖의 일은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기회로 연결시킵니다.
✅ 조종사 원칙 (The pilot-in-the-plane principle) : 미래는 원래 예측할 수 없습니다. 제어 범위 안에 있는 미래는 예측할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5. 그리고 문제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펙추에이션은 3가지 태도, 접근을 강조합니다. 1) 비예측적 : 예측하려 하지 말고 조정 자체가 전략이 되게 합니다. 이펙추에이션을 적용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조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해결하고자 합니다. 무엇이 자신의 조정 범위에 속하는지 아닌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목표 불명확성 :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사전적으로 존재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죠. 목표를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아주 구체적인 목표에 지나치게 매여 있지 않습니다. 3) 비적응적 : 환경 변화에 반응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해관계자들의 전념을 통해 환경을 함께 개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보나 피드백 자체는 실제 활용되지 않으면 크게 의미가 없죠. 특히 다음 행동을 감당할 만한 손실로 만들기 위한 전념이 중요합니다.

6. 역사적으로 인과관계적 의사 결정 프로세스는 기업가의 의사결정에 대한 연구분야에서 주류 논리로 교육되어 왔습니다. 인과관계적 사고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한 제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펙추에이션은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한 예측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본질적으로 이펙추에이션은 목표보다 학습에, 리소스보다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에 초점을 둡니다. 마치 EBS의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모든 재료를 준비해서 순서대로 하나씩 조리하는 것과 달리, ‘집밥백선생’에서 백종원이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내가 요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펙추에이션은 우리의 사고방식,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 인지하고 만들어내는 솔루션, 피드백이나 제약사항들을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조정과정, 솔루션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어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가를 알려주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고민하는 지식노동자 모두에게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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