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시작하고 얼마 넘기지 않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나에게 '왜 사업을 택했어?'라고 물으면 마음속에서 나올법한 말이 거의 적혀있었다. 물론, 작가님의 삶과 내 삶이 완전히 오버랩되는 건 아니지만 굵직한 사건들과 그것이 '사업'으로 귀결되는 사고의 수렴은 굉장히 비슷했다. 심지어 삶을 대하는 태도, 선택의 순간에서 결정을 내리는 방법도 비슷하다니! 이건 분명 나뿐만 아니라 창업을 고민하는 분이라면 공감할만한 포인트였다.
37살, 대한민국 평범한 미혼 여성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문구. 나이가 다른거만 빼면 내가 가진 타이틀이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30대 여성은 '기혼'과 '미혼'이라는 수식어에 따라 입장차이가 많이 나는데, 곧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는 여전히 '미혼'을 고수 중이고 '사업'을 택한 것 역시 작가님과 겹치는 큰 공통점이었다. 그래서 제목만으로도 이 책이 끌렸다.
우리나라의 결혼장려 분위기는 20대 여성에게 관대하다가, 30대로 접어든 미혼여성에게 갑자기 야박해지는 분위기다. 많이 좋아졌다고 해도 여전히 별로! 결혼과 출산의 적령기를 지났다는 이유로 왜 그런 시선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나도 그런 시선이 집중되는 시점에 놓이니 이런 고정관념에서 말끔히 벗어나고 싶다.
적어도 앞으로 1년은 '가정을 꾸리는 것'과 '사업에 집중하는 것' 중 후자에 에너지를 쓰기로 했고, 아이가 있다면 육아에 쏟을 에너지를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 실현할 것인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에 더 쏟기로 했다. 그래서 이 결정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 맞았음을 제대로 증명하고 싶다. (사실 증명이 왜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야 마음이 편할 거 같다!) 물론, 사업가로서 꿈을 실현하는 와중에 함께할 인연도 찾을 것이다. 언제든 필드에서 함께 뛸 준비가 되어있는 친구 같은 여생의 반쪽! (절대적 나이와 신체적 나이의 의무감으로 결혼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같은 사업의 길을 먼저 걸어간 30대 후반 대한민국 미혼 여성 창업자가 쓴 책이라 더 궁금했다.
이런 분에게 추천!
1. 창업아이템을 찾는 경우
더 이상 재직생활을 하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으나,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해야 할지 막막한 분. 공간 관련 아이템을 고려해볼 기회!
2. 공간사업이 막막하고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
스터디카페 등 공간사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분. 실제경험담만 녹인 스킬북을 만나볼 기회!
간단하게 정리하면 타겟은 두 그룹으로 정리된다. 첫 번째는, 창업하고 싶지만 아직 아이템을 결정하지 못한 경우, 두 번째는 공간사업을 할건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감 잡기 어려운 경우. 이 두 그룹이 책을 읽으면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타겟이다. 이 책에는 어떤 블로그를 참고하면 좋은지, 어떤 플랫폼서비스를 활용하면 수익을 더 다각화할 수 있는지 디테일한 조언들이 굉장히 많아서 정신없이 읽게 될지 모른다.'공간사업'이라는 특정시장을 다루지만 그 너머에 있는 '사업의 본질'을 꾸준히 언급한다. 작가님이 스터디카페를 차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전체 프로세스에서 '스터디카페'라는 단어를 내가 하려는 창업아이템 'OOO'으로 치환하면 핵심적인 사업흐름은 거의 다 맞아떨어진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눈여겨볼 이야기
뻔한 소리지만, 결국은 고객이다!
'수익이 아닌 소비자의 문제 해결이 내 주된 목표였다.' 작가님이 책에 써둔 문장인데, 이게 결국 핵심이다. 고객을 알려면 뭐가 불편하지 보게 되고, 그 불편함이 시장에서 어디까지 영향을 주는지 보면 그게 곧 시장규모로 드러나고 경쟁자도 보인다. 고객을 보면 시장이 보이고, 시장을 보면 사업모델이 보인다. 물론, 이 앞뒤 순서는 바뀔 수도 있지만, 본질은 결국 고객한테 집중하면 수익도 따라온다는 말이다. 그러니 사업의 시작점도, 성장하는 변곡점도 다 고객이 쥐고 있다. '고객문제해결'이 모든 사업의 기회이자 가능성이다.
건축을 전공하고 사회에 나와 UX(사용자경험) 기반으로 경력을 쌓다 보니, 결국 모든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사용자=소비자)'에게 있다는 본질을 체감했다. 고객을 알려고 하지 않고, 대표 본인의 감만 믿거나 트렌드만 고집하면 진짜 아무것도 안된다. 진부한 소리일수록 진리라는 걸 또 깨달았다!
그리고 너무 신기하게도 내가 브런치에 처음 썼던 '건축과 UX/UI 유사점'을 다룬 글이랑 너무 닮은 부분이 있었는데, 읽다 보니 작가님을 더 만나고 싶어졌다. 결국 나도 작가님도 말하고 싶은 메세지는 이거다. 어떤 사업이든 서비스든 결국 사용자한테 덫을 던지고 한번 들어오면 못 나가는 이유가 최대한 많을수록 매력적인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 내 글과 이 책에 있었던 두 질문과 문장 하나씩을 아래에 남겨뒀다.
이 책에서
1. 소비자로 하여금 어떻게 하면 이곳을 방문하게 할 수 있을까?
2. 그리고 어떻게 하면 다시 오게 할 수 있을까?
생산자의 수익이 먼저가 아닌 소비자의 문제해결이 내 주된 목표였다.
내 글에서
1. 이 앱을 처음 다운로드한 사람이 바로 지우지 않게 하는 매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2. 어떻게 하면 이 앱을 하루에 한 번 이상 꼭 들어오게 할 수 있을까?
사용자가 느끼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과 편리한 서비스를 만드는 일
[1] 이 책에서 소비자(고객)를 강조하는 부분
[2] 직접 썼던 '건축과 UX/UI의 유사점'에 대한 글 중 일부
성장을 반복하면
성공이 따라온다
솔직히 말하면 책의 표지디자인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 점만 빼면 내용은 충분히 알차고 도움되는 '필살기 공략집'이다. 아마 그런 힘이 느껴지는 건 모든 이야기가 작가의 찐 경험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마지막 페이지로부터 큰 울림과 위안을 얻으면서 책장을 덮을 수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
가장 와닿은 두 문장을 다시 적어본다.
'나는 현재의 삶에 너무 만족하고 행복하다.'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좋아하고, 어떤 일을 잘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분명한 선이 존재해야 한다.'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나도 사업을 마음먹고 행복의 평균치가 상당히 올라갔다. 물론, 정말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일을 드디어 이루었기에 찾아오는 일시적인 감정일 수도 있다. 여기에 슬럼프 같은 위기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지만, 반대로 '사직서'를 마음에 품고 버티는 것 역시 엄청난 위기란 걸 알기에 안정적인 직장생활에 더 이상 미련이 없다. 거기서 얻는 소속감도 좋지만 나는 마음껏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비로소 날개를 달고 도약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그랬듯 꿈을 현실로 데려오는 '실현'의 맛을 더 알아가면서 따뜻한 사업가로 살아가고 싶다.
이 책은 처음 제목을 봤을 때부터, 나의 인생드라마인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많이 떠올랐다. 사실 우리 모두 이번 생이 처음이라서 창업도 처음이고 사업가로 살아가는 것도 처음이다.
출처 : blog.naver.com/lovelyou29
단순히 '스터디카페 운영'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이런 제목이 아니었을 것. 작가님은 분명 공간사업만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라 본인의 선택과 선택을 책임지는 과정을 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얻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나누려고 한 게 아닐까?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영향력을 주고 싶었을테니까!
그러니 이 책을 읽는 모두가 즐거운 독서를 넘어 창업을 결심했거나 사업을 이제 막 시작한 시점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방점을 찍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