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BC 주 교사 파업 2
2014년 6월. 학기 말을 2주 앞두고 전면 파업에 들어간 BC 주 교사연맹.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각각 10학년, 8학년 학교 생활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우리 셋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한국에 들어갔다. 미국이나 한국으로의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큰 아이는 긴 여름 방학 중에도 SAT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고..
돌아올 9월 새 학기에 차질 없이 수업이 재개되리라는 믿음에는 한치의 의심도 없었지만 시 교육청 사이트나 밴쿠버 커뮤니티, 캐나다의 뉴스 등을 수시로 확인하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난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BC 주 정부와 BCTF (BC주 교사연맹) 간의 협상은 여름 방학 동안에도 진척이 되지 않는 채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급기야 써머스쿨까지 취소가 되는 등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듯하다. SNS를 기반으로 한 각종 커뮤니티와 뉴스 등 미디어에서는 계속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 사태에 관한 부모들의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특히나 유학생 학부모들의 한숨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어떡해서든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
궁금한 내용, 현 사태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교육청의 대처 방안 등등을 듣고 싶어 시 교육청 국제부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떤 뾰족한 수가 있겠거니 크게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너무나 형식적이고 무책임해 보이는 답변에 적잖이 실망이 되었다.
혼자서는 안 되겠구나. 인원을 모아봐야 되겠다. 여러 명의 유학생 부모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한 목소리로 알려야 할 것 같다. 어떤 목소리를 어디에, 어떻게, 적절하게 내야 할까 고민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가운데 우리 시 교육청 소속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유학생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다. 캐나다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면서 밴쿠버 총 영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그 어머니.
2014년 8월 말, 우리 셋 다시 밴쿠버.
예정대로라면 9월 2일에 새 학기가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언제 학교 문이 열리리라 확신할 수 없는 채 아까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모인 우리 지역 한국 유학생 부모들의 자발적 첫 모임. 이번 교사 파업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나름의 대책을 세우며 여러 소식들을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SNS상에 그룹을 만들었다. 여러 부모들의 서명과 함께 시 교육청장, 국제부 담당자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고 답신을 받기를 몇 번.
혼자 두드리니 꿈쩍도 안 하던 교육청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설마 설마 했던, 9월 2일 새 학기 시작은 정상적으로 출발도 하지 못한 채
9월 5일, 한국 유학생 학부모들은 교육청장과 첫 미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3월 3일, 여섯 번째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