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송 Mar 04. 2016

우리 셋 in Vancouver 6

캐나다 BC 주 교사 파업 2

2014년 6월. 학기 말을 2주 앞두고 전면 파업에 들어간 BC 주 교사연맹.

큰 아이와 작은 아이의 각각 10학년, 8학년 학교 생활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우리 셋은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한국에 들어갔다. 미국이나 한국으로의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는 큰 아이는 긴 여름 방학 중에도 SAT 공부를 하느라 여념이 없고..


돌아올 9월 새 학기에 차질 없이 수업이 재개되리라는 믿음에는 한치의 의심도 없었지만 시 교육청 사이트나 밴쿠버 커뮤니티,  캐나다의 뉴스 등을 수시로 확인하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는 난 여전히 마음이 무겁다.

BC 주 정부와 BCTF (BC주 교사연맹) 간의 협상은 여름 방학 동안에도 진척이 되지 않는 채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급기야 써머스쿨까지 취소가 되는 등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듯하다. SNS를 기반으로 한 각종 커뮤니티와 뉴스 등 미디어에서는 계속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 사태에 관한 부모들의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특히나 유학생 학부모들의 한숨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8월말 실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파업이 시작되던 5월에 비해 교사들의 주장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는 감소한 반면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은 다소 오른것으로 보인다.



어떡해서든 목소리를 내야 되겠다.


궁금한 내용, 현 사태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 교육청의 대처 방안 등등을 듣고 싶어 시 교육청 국제부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어떤 뾰족한 수가 있겠거니 크게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너무나 형식적이고 무책임해 보이는 답변에 적잖이 실망이 되었다.


혼자서는 안 되겠구나. 인원을 모아봐야 되겠다. 여러 명의 유학생 부모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심히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한 목소리로 알려야 할 것 같다. 어떤 목소리를 어디에, 어떻게, 적절하게 내야 할까 고민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가운데 우리 시 교육청 소속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유학생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다. 캐나다에서 여름 방학을 보내면서 밴쿠버 총 영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하는 등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그 어머니.






2014년 8월 말, 우리 셋 다시 밴쿠버.


예정대로라면 9월 2일에 새 학기가 시작이 되어야 하는데 그 어느 누구도 언제 학교 문이 열리리라 확신할 수 없는 채 아까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모인 우리 지역 한국 유학생 부모들의 자발적 첫 모임. 이번 교사 파업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나름의 대책을 세우며 여러 소식들을 신속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SNS상에 그룹을 만들었다. 여러 부모들의 서명과 함께 시 교육청장, 국제부 담당자와의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고 답신을 받기를 몇 번.

혼자 두드리니 꿈쩍도 안 하던 교육청의 문이 드디어 열렸다.


설마 설마 했던, 9월 2일 새 학기 시작은 정상적으로 출발도 하지 못한 채

9월 5일, 한국 유학생 학부모들은 교육청장과 첫 미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 3월 3일, 여섯 번째 이야기 끝.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을 예측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