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과 함께하는 유럽사 산책>을 읽고
엠블럼 사전을 두 권 쓰면서 갈증이 있었다. 수많은 상징 체계를 좀 더 많이 알았다면, 그 안에 있는 법칙을 배울 수 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최근 이스타TV(히든K )에서 한 주에 하나씩 축구잡학사전을 찍다가 어떤 분이 단 댓글이 실마리가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걸 다루는 학자나 작가는 많지 않으나 운 좋게도 우리 나라에서도 입문서로 여길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문장과 함께하는 유럽사 산책'을 읽으니 바로 전 주에 잉글랜드 삼사자 엠블럼을 찍은 게 조금 아쉽다. 이 책을 좀 더 먼저봤더라면 축구나 문화와 함께 엠블럼에 관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을 것 같아서다.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리처드 1세는 태어나자마자 사자를 한 마리 더 넣어 '두 사자' 엠블럼을 만들었고, 사망하기 1년 전에 사자 한 마리를 더 넣어 지금 잉글랜드 문장을 완성했다. 그가 건너가기 전 살았던 노르망디는 여전히 '두 사자' 엠블럼을 쓴다. 김경중과 은골로 캉테가 함께 뛰었던 노르망디 연고팀 SM 캉은 엠블럼에 노르만(바이킹) 전사를 넣었다.
코르시카(프랑스어로는 코르스)를 연고로 한 세 팀(AC아작시오, 가젤렉아작시오, SC바스티아)는 지역 문장인 '무어인' 문장을 팀 엠블럼에 녹였다. 섬인 코르시카는 수많은 세력이 오고 갔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로부터 지배(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가 있다고...)를 받았다. 무어인을 문장으로 쓰며 구속에 대한 저항과 투쟁을 상징했다. 예전에는 눈이 가려진(속박 당한) 무어인을 상징으로 썼다.
읽을 책이 많다. 프랑스 출신으로 문장의 대가인 미셸 파스투로 책도 여러 통로를 통해 구하고 있다. 나중에 엠블럼사전을 기반으로 한 더 깊은 유럽 축구 사전을 낼 수 있게 책을 좀 더 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