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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Aug 16. 2021

망가져도 결국, 돌아온다

밤에 읽는 수필.01

기억해. 2019년 나는 망가졌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주제에  어설픈 재능 하나 믿고 달려들었더니 성한 곳 없이 폐휴지로 너덜거리는 불쌍한 나. 라는 20대 후반을 기억한다.

좋아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들 한다.

때문인지 그녀 밑에 일하는 동료

고작 둘 중 하나 인정은 커녕  

밥도하고 죽도하고 눈칫밥 억지로 먹다 탈이났다.

염증이 치솟는 혈뇨. 급성 방광염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감기몸살로 병들어갈 무렵에도 자책만 하던 시절,

일은 일일 뿐, 깊게 마음두지 말고 그저 일을 할 뿐이라고.

난 널 왜 이토록 사랑하는가.

이 시대 직업을 사랑하는 이 또 있을까.


사랑하지 않음에 사랑하지 못하게 되고

일과 마음을 분리하되 눈은 진실을 알겠거니.

당신은 나의 단 하나 뿐인 관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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