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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지천 May 02. 2024

무심(無心)->유심(有心)

- 마음이 가야 몸이 움직인다

무심히 지나가다

무심코 바라보다


차고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 무심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습니다. 신기하거나 차별적인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시선을 끌기 세상입니다. 가끔씩 엽기적 광고가 나오는 이유일 것입니다.




무심(無心) : 감정이나 생각하는 마음이 없음


단순하게 접근하면, 익숙하거나 무시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이런 경우에 마음을 둘 필요를 못 느끼니까요. 마음이 가지 않고, 신경이 쓰이지 않으니 존재감을 느낄 수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익숙한 경우입니다.

일상생활에 익숙한 것에는 눈길을 주지 않게 되지요. 굳이 외우려 하지도 않습니다. 빈 종이에 집 안의 가구 배치를 그려 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성인이라면 어렵지 않게 표시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언어를 익히는 과정도 큰 틀에서 보면 이와 유사하다고 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나의 생활의 일부가 된다면 어느새 내 것이 되어 있습니다. 옆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내가 사용하는 단어가 정해집니다. 모국어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무시하는 경우입니다.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경우입니다. 길거리에서 건네는 전단지가 내 마음을 끄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셀 수 없는 유튜브의 모든 채널에 관심을 가지지 않지요.


차고 넘치는 정보를 무시하지 않으면, 나의 일상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는 누군가 짜 놓은 프레임에 갇혀서 일상을 소비하게 됩니다. 검색 사이트나 쇼핑 채널 등에서 나의 성향을 분석하여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를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만약 내가 정치, 과학에도 관심이 있고, 이에 못지않게 스포츠, 예술에도 풍부한 상식을 가지고 있지만, 예술정보는 오프라인에서만 확인하고 있다면, 온라인에서 당신은 예술에 문외한으로 인식될 것이다. 


AI도 무관심을 표현하는 시대입니다




유심(有心) : 있을 유, 마음 심


우리말에서 '무심(無心)하다'는 말은 하지만, 반대로 '유심(有心)하다'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마음'으로 풀어서 말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마음이 가면, 생각만 하지 말고 한 번 시도해 봐"

"마음에 있는 사람이면, 고민만 하지 말고 말을 걸어 봐"


또는 관심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새로움, 또는 간절한 경우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마음을 둔다는 것은 그 존재를 의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생각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간절한 경우입니다.

시험기간이 코 앞에 닥치면, 길을 걸으면서도 버스로 이동하면서도 책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간절함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운동선수나 연예인 중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면, 즐겼다기보다는 간절하게 노력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것에 매달려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다른 한편으로, 내가 모르던 새로움에 대한 동경입니다.

새로 나온 좋은 상품을 보면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발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멋진 해외 휴양지를 소개하는 기사를 보면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나는 꿈만 꾸고 있던, 경제적 자유를 이미 달성한 부자가 들려주는 강의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그 원천일 것입니다.




관심과 무관심 사이


태어날 때는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무심의 단계에서 하나씩 알아갑니다. 이때, 누구에게 또는 무엇에 내 마음을 뺏기는지에 따라서 인생의 방향성이 조금씩 그려집니다.


얼마 전 만난 시인 한 분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저의 형은 법대에 입학해서 2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습니다. 주위에서는 졸업하기 전에 2차 시험에도 합격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 중략... 그래서 2차 시험을 포기하고, 지금은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의대에 가서 국경 없는 의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분도 계시고, 변호사가 되어서 노동자를 대변하는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생계유지도 어렵지만 문학도의 길을 걸어가고, 노래할 수 있는 가수로 하루를 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당장의 안정을 위해서 적성에 맞지 않는 직업을 선택하기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사회가 정해놓은 방정식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부자는 아니더라도 행복한 삶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이어가려 한다면, 정답은 없지만, 관심과 무관심의 대상을 잘 선택해야 할 겁니다.




결정의 기준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인생의 터닝 포인터가 되는 순간까지, 그때마다 선택과 결정이 필요합니다. 매 번 선택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이를 관통하는 나만의 관점이나 가치관이 있어야 할 겁니다.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서 선택하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선택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구성원이 많이 모인 사회가 더 건강할 것입니다. 돈과 명예보다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이 모인 사회가 어울려 살만한 나라일 겁니다.


이제 글을 써 보려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내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려 합니다. 디지털 문해력도 더 길러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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