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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밍웨이 Aug 03. 2020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글쓰기

마음이 편할 때 보다 어지러울 때 펜을 든다.

나에게 감정을 정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합리적인 이성보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정이 더 빨리 찾아온다. 휘몰아치는 감정들은 머릿속에서 얽혀 덩치를 부풀린다. 알 수 없는 감정들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까?

꼬여버린 감정을 입 밖으로 분출해 버리기에 위험이 컸다. 거칠고 정리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칼날과 같았다. 나의 말에 상처 받은 사람이 생기고, 그 사람을 보며 스스로를 미워한다. 이런 나를 만들지 않기 위해 나는 감정을 마음속에서 사장시켰다. 사장된 감정들은 그대로 묻어주면 끝이 나는 줄 알았지만 한이 맺혀 잠들지 못하는 영혼처럼 마음속에서 둥둥 떠다녔다. 삼켜버린 감정들이 나의 마음을 갉아먹는다. 감정을 외면할수록 힘들어져 버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글을 쓰면서 나 자신과 마주해본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백지 위에서 굽이굽이 숨겨져 있는 나의 감정을 찾아 나선다. 이 감정의 근원은 어디에서 출발하였는지 흔적을 살펴보기도 하고 저 감정에 붙어있는 가짜 슬픔과 진짜 슬픔을 구분해 본다. 가짜 슬픔은 스스로를 힘들게 하기 위해 실체 없이 부풀려져 있기 때문이다. 가짜를 걷어내면 진짜 슬픔을 치유하기 쉬워진다. 글쓰기를 통해서 가능해진 것들이다. 요동치는 감정의 결을 어루만져 준다. 감정이 나를 지배할 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나의 주변을 지키기 위해 나는 계속 글쓰기를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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