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v2.0
옛날(?)에는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에서 사용할 가독성 좋은 서체를 소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툴을 설치하면 기본으로 설치되는 서체들 중에서만 골라야만 해서 자간을 조절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옵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기본으로 탑재된 서체들의 완성도가 좋지 못하여 쓸만한 서체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본 서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면 폰트를 제작하는 업체에 돈을 지불하고 서체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사용해야 했는데, (당시에는 학생이라..) 비상업적인 용도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격이 비싸 굳이 이렇게 돈을 내면서까지 디자인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흘러 모니터, 모바일, 스마트 워치 등의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디지털 콘텐츠에서의 한글에 대한 가독성이 중요해지며 2008년 네이버 나눔 글꼴 시리즈 중 1탄 '나눔 명조' '나눔 고딕'을 시작으로 IT회사뿐만 아니라 게임, 숙박업, 배달업,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회사에서도 무료로 한글 서체들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Adobe와 Google에서도 높은 수준의 한글 서체를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는 바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배포되는 한글 서체들은 세상에 나오게 된 각각의 탄생비화(?)들이 있습니다. 그 서체들이 왜 만들어졌는지를 함께 이해하면 비슷한 듯 다르게 생긴 서체들의 특징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금방 그 서체와 친밀감을 형성하며 다음에 어떤 방식으로 이 서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슬라이드 디자인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글 서체들을 '고딕', '명조', '캘리그래피' 그룹으로 나누어 탄생 스토리와 함께 슬라이드 디자인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예시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슬라이드 위의 콘텐츠들이 키워드 위주의 레이아웃이라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서체 그룹은 단연 '고딕'그룹입니다. 고딕은 깔끔, 명료, 단순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고딕 그룹 속에서 자주 사용되는 한글 서체를 소개합니다.
나눔 스퀘어 Light, Regular, Bold, Extrabold 4가지 굵기를 지원하며 한글 2,350자, 영문 94자를 지원합니다. 나눔 스퀘어는 2016년 네이버에서 배포한 한글 글꼴로 제목용 서체로 배포된 글꼴입니다. 반듯한 직선을 사용하여 조형적으로 아름다움이 느껴집니다. 모바일에서도 잘 읽힐 수 있도록 글꼴의 획들이 세심하게 디자인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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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글 서체들은 국내 기업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본고딕'과 같이 외국의 자본(?)으로 한글 서체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고딕은 구글과 어도비가 2014년 7월 무료 배포한 한국, 중국, 일본 공통 오픈소스 글꼴입니다. 본고딕 하나로 무려 한국어, 중국어(번체, 간체 모두 지원), 일본어를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서체가 탄생된 것입니다. 구글은 이 글꼴을 Noto Sans CJK라 부르고 어도비는 본고딕(Source Han Sans)이라는 명칭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개발 비용은 구글이 전액을 부담하였으며 어도비가 주무를 맡아 한국어 버전은 산돌커뮤니케이션, 중국어는 시노 타입 테크놀로지, 일본어는 이와타가 디자인에 참여하여 3년을 공들여 만들어낸 글꼴입니다. 각 국의 최고의 폰트 제작사가 참여하여 서체의 퀄리티가 매우 우수합니다. 이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3년 뒤인 2017년 본명 조시 리즈도 배포하였습니다. 본고딕은 Extra Light, Light, Regular, Normal, Medium, Bold, Heavy의 총 7가지 굵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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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따 서체 시리즈는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 퍼시픽'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서체입니다. 아리따라는 말은 중국의 시경(詩經)의 '아리따운 아가씨 요조숙녀(窈窕淑女)'에서 따온 사랑스럽고 아리따운 여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리따 서체는 2016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부문 본상, 2015년에는 레드닷 어워드에서도 수상한 것처럼 글꼴의 조형이 매우 우수한 서체입니다.
고딕체인 아리따 '돋움'은 품격 있는 말씨를 사회와 나누기 위해 2005년 처음으로 시도한 본문용 글꼴로 기존의 직선적이고 딱딱한 느낌의 돋움체에서 부드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새로운 표정의 글꼴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리따 돋움은 thin, light, medium, semi bold, bold의 5가지 굵기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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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 산스'는 2020년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서 배포한 무료 한글 서체입니다. 다양하고 직관적인 쇼핑 경험의 철학을 서체에 담아냈고 네모 틀에 가득 채운 기하학적 글자 형태가 특징입니다. 지마켓 산스는 Light, Medium, Bold의 3가지 굵기로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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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토시 사용자라면 기본으로 설치된 '애플 산돌 네오고딕'도 괜찮은 서체입니다. 애플이 기존에 사용하던 한글 서체인 '애플고딕'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협업하여 2012년 OS X 마운틴 라이언, iOS5.1에 탑재되기 시작한 서체입니다. 가독성이 좋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하고 있어 슬라이드 디자인의 본문 서체로 무난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 제품에 탑재된 애플 산돌 고딕 네오의 라이선스는 모두 애플이 가지고 있고,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한해 비상업, 상업 용도로 모두 사용이 가능합니다. 애플 산돌 고딕 네오는 얇은 체, 일반체, 야주 옅은 체, 옅은 체, 중간체, 세미 볼드체, 볼드체, 강한 볼드체, 무거운 체의 무려 9가지의 굵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노토산스체를 기본으로 한글의 조형미를 Apple SD산돌고딕 Neo에 맞춰 구성되었으며
영문과 숫자는 San Francisco에 맞추어 미친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무려 9가지 굵기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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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사랑 받은 나눔스퀘어 서체의 직선적 형태를 계승한 폰트입니다.
안정성과 조형성을 더하여 읽기에 편안한 균형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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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글 고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네모꼴로 시각 중심을 중앙과 가깝게 설정하여 안정적인 글줄을 제공하는 한글 폰트입니다. 굵기에 맞추어 자간이 자동으로 최적화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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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 디자인에서 명조 그룹의 서체들은 고딕 그룹의 서체에 비해 덜 사용되기는 하지만, 명조 그룹의 특성을 잘 파악해두고 자주 사용하는 명조 서체의 특징을 미리 알아두면 적재적소에 빠르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명조체는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이 담겨 있어 오늘날 신문이나 잡지 교과서 등의 인쇄 매체에 주로 사용되지만, 렌더링 기술의 한계로 디지털 화면에서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완성도 높은 디스플레이용 명조 글꼴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2018년부터 '마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마루'는 한글꼴의 현대적 원형을 잇는 줄기라는 의미의 네이밍이며, 명조체의 삐침 부분이 새의 부리를 닮은 것에 착안하여 순 우리말로 '마루 부리'글꼴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마루 부리 글꼴은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맞추어 젊고 당당한 밝은 글꼴 인상은 주며, 굵기 대비가 적고 단순한 구조로 글꼴 공간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균형미를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현재 Regular 버전으로 시험판 사용이 가능하고, 향후 다양한 글꼴이 배포될 예정입니다.
글꼴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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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딕의 무료 배포 약 3년 뒤인 2017년 4월 배포된 서체로 한국어, 중국어(번체와 간체), 일본어를 커버하는 한중일 공통 오픈소스 글꼴입니다. 어도비는 본명 조(Source Han serf), 구글은 Noto Serif CJK)라는 이름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본명 조 역시 구글이 전액 부담하였고, 본고딕을 완성한 한국의 산돌커뮤니케이션, 일본의 이와타, 중국의 시노 타입 테크놀로지에서 제작을 맡았습니다. 본고딕과 마찬가지로 Extra Light, Light, Regular, Normal, Medium, Bold, Heavy의 7가지 굵기를 지원합니다.
글꼴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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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에서 배포한 무료 한글 서체로 고딕체는 '아리따 돋움', 명조체는 '아리따 부리'체라는 이름으로 배포되었습니다. 긴 문장에 적합한 본문명 글꼴이며, 현대적인 여성의 단아하고 지적인 멋스러움을 담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머리카락 같이 가는 헤어라인 서체를 개발하여 기업 글꼴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 점이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리따 부리 체는 총 Hairline, Light, Medium, Semi bold, bold의 다섯 가지 굵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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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캘리그래피 그룹에 속한 서체들은 슬라이드 내 장문의 본문 서체로 사용될 경우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서체들을 키워드 위주의 콘셉트적으로 활용하거나 시선을 한 번에 집중시킬 수 있는 캘리그래피 서체만의 조형적 특성을 잘 활용하면 청중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주위를 환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은 2012년부터 한글날에 맞추어 다양한 무료 한글 서체들을 배포하고 있습니다. 주로 제목용, 키워드용 서체로 적합한 서체들이 많이 있고 '배달의민족 한나체 air'의 경우 다소 굵은 '한나는 열한 살 체'를 기준으로 본문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리 디자인한 서체들도 있습니다. 배달의민족의 서체를 잘 활용하면 트렌디해 보이는 슬라이드를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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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서 2009년 나눔 손글씨 글꼴을 선보인 지 10년 만인 2019년 한글날을 기념하여 AI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나눔 손글씨 글꼴을 선보였습니다. 일반인들이 참여하여 무려 109종의 손글씨 글꼴이 공개되었고,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본문 슬라이드 내에서 콘셉트 적으로 사용된 나눔 손글씨 캘리그래피 그룹의 서체는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본문 서체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예시 이미지처럼 콘셉트적(포스트잇 콘셉트)으로 활용되어 디자인적 요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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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서체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에서 서체를 다운로드하으려고 하면 TTF(True Type Font)또는 OTF(Open Type Font)를 선택하여 내려받도록 되어있습니다. 흔히 ‘윈도는 TTF!!, 맥킨토시는 OTF!!'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잘못된 정보입니다. TTF 방식은 는 아이러니하게 1980년대 말 애플에서 개발했고, OTF는 MS와 Adobe에서 개발하였습니다.
TTF는 OTF보다 가벼워서 더 빠르게 서체를 처리합니다. 때문에 파워포인트나 워드프로세서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출력 해상도도 나쁘지 않아 인쇄를 할 때도 그렇게 큰 무리가 없습니다. OTF는 TTF보다 더 복잡한 수학적 구조로 되어 있어 표현 속도가 TTF보다 느립니다. 반면에 TTF보다 더 선명한 글씨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출력물(인쇄)을 위한 디자인에 매우 적합합니다.
TTF, OTF는 OS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 용도'에 따라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처럼 프레젠테이션과 같은 슬라이드 디자인을 위해서라면 TTF서체라면 충분하겠습니다.
맥킨토시
1.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마음에 드는 서체를 다운로드합니다. 주로 프레젠테이션 용도이니 TTF형식을 다운로드하여도 괜찮습니다.
2. 저장할 파일 경로를 지정해주고,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Finder]에서 경로를 들어갑니다. 압축파일로 되어있으면 더블 클릭하여 압축을 해제합니다.
3. 개별 클릭하여 설치도 가능하지만 한 번에 설치하기 위해 3가지 파일을 드래그한 후 오른쪽 마우스 클릭하여 [다음으로 열기] [서체 관리자(기본)]을 선택합니다. 창이 뜨면 [서체 설치] 버튼을 누릅니다.
4. 서체 유효성을 확인합니다. 설치할 서체에 체크박스를 해주고 하단의 [선택한 서체 설치]를 눌러줍니다. 팝업창이 뜨면 [설치] 버튼을 눌러 설치를 마무리합니다.
5. 설치된 서체 확인하려면 [finder] [응용프로그램] [서체 관리자]를 선택하여 [사용자] 탭에서 방금 설치한 서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6. 서체 삭제하려면 리스트에서 오른쪽 마우스를 눌러 서체를 맥킨토시에서 완전하게 삭제할 수 있습니다.
윈도즈
1. 경로 지정 후 다운로드를 합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다운로드 경로에서 파일을 더블클릭하여 파일을 실행합니다. 창이 열리면 상단의 [설치]를 눌러 글꼴을 설치합니다.
2. 글꼴이 여러 개인 경우 드래그한 후 오른쪽 마우스를 누른 후 [설치]에서 한꺼번에 서체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3. 서체를 삭제하려면 [c:] [windows][font]에서 삭제하려고 하는 서체를 선택 후 오른쪽 마우스를 누른 후 [삭제]를 통해 삭제합니다.
지난 2년간의 글들을 모아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이렇게 하면 되나요?>(출판사: 제이펍)라는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더 다듬어진 글들과 더 풍성해진 예제들은 아래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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