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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솔 Oct 30. 2019

크리스조던의 다큐영화 “알바트로스”를 보고

어머니


가끔 어머니가 집에 와서 청소도 해주시고 빨래도 해주신다. 장도 봐주신다.

“엄마, 이 나이가 되서 엄마 집안일 하게해서 미안해요.”
“괜찮다. 너 일 한다고 바쁜데 내가 건강해서 해줄 수 있는게 기쁘다.”

크리스 조던의 “알바트로스”을 보고 먹먹해졌었다. 주말에는 감기때문에 골골대면서 집에 박혀 있는데 어머니가 들어오신다. 감기에 걸려서 어쩌냐며 약을 사오신다.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떤 영화를 봤는데요, 큰 어미새가 새끼에게 주려고 먹이를 애써 물어서 멀리 날아왔는데 그게 플라스틱인거에요. 어미새도 그걸 모르고 아기새도 그걸 몰라서, 아기새가 죽어도 어미새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거에요.”
어머니는 안타까워하며,
“아이고... 새들은 그걸 왜 모를까..”하신다.
“오랫동안 플라스틱이라는게 없었으니까요..”
“너무 안타깝구나. 생각해보면 일회용품도 너무 많이 쓰고 쓰레기도 너무 많이 버려. 플라스틱도 만드는 것 부터 제재해야 하는데.. 기업들이 못 만들게..”
“그니까요.. 어떻게 해야 하지..”
“그러고보면 옛날에는 큰 잔치 같은 거를 할 때, 각자 집에 있는 식기나 수저들을 빌려줬어. 한 번 큰 잔치하는 데 그걸 다 살 수는 없으니까. 일회용품이 없었지. 지금은 너무 많아.. 종이컵도 너무 많이 쓰고 버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그런 걸 알려주는 영화를 많이 보여줘야될 것 같애.”

알바트로스를 보고 와서 유투브에서 크리스 조던을 쳐서 짤막 강의도 듣고, 알바트로스도 한 번 더 보았다. 특히 조던이 흐느끼던 그 장면을 몇 번이고. 나는 어쩔 수 없이 인간의 편인가봐. 여러 번의 비극적인 장면 중에서도 인간이 슬퍼하는 장면에 제일 공감을 하는 걸 보면. 예술가는 이런 존재인가 싶기도 했다. May your lives be with grief, love, terror (여러분이 살아가면서 애도, 사랑, 경악.. 등을 느끼며 살기를) 큰 수치가 난무하고, 우리는 비극적인 상황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고 조던은 말하며, 자신은, 사람들이 숫자 뒤에 놓인 어두운 현실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업들을 한다고 말한다. facing the dark realities.. 어두운 현실을 직면하는 것의 힘을 믿는다고..

어머니에게 이 영화 좀 보여줄까요? 했더니
“아니, 그냥 니가 말해주는 게 더 좋아.” 하신다.

문득 생각해본다. 야외에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이 다큐멘터리를 틀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정말 아름답고 감동이 있는 다큐인데.. 환경적 비극에 대한 부분이 차지하는 부분은 길지 않다. 오히려 새들의 삶과 성장, 조던이 느끼는 것들에 대한 부분이 더 많다. 비극이 너무 많이 나왔다면 아마 두번 보지는 못했을 것 같다. 그런 것조차 의도했을까? 이 예술가는..

어머니는 나보고 건강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라며 삼다수 500밀리를 사서 집 곳곳에 두신다. 나는 어머니에게 이제 삼다수는 2리터짜리로 사게요 했다. 어머니는 그래 우리라도 그러자 하신다.

나 하나라도

#우리가그랬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밋업 소식!

http://bit.ly/우리가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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