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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대생의 심야서재 Oct 30. 2023

종이책이 좋을까? 전자책이 좋을까?

생산적인 인간으로 사는 법

종이책이 좋을까? 전자책이 좋을까? 나는 한때 전자책의 편리함 - 밑줄 공유, 목차 뛰어넘기, 북마크 - 때문에 종이책을 배신한 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라고 쓰고 종이책과 전자책을 기호에 따라 선택하고 있다고 읽는다. 그럼에도 종이책을 더 선호하는 이유는 종이만의 친근한 감촉과 냄새 때문이다. 어쩌면 종이가 전하는 어떤 특별한 감각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종이만이 전하는 특유의 물성, 손가락 끝의 감촉과 종이 재질, 종이에서 풍겨 나오는 따뜻한 냄새, 무엇보다 종이책에 간직된 어떤 특별한 추억을 잊지 못해서다. (이 추억은 언젠가 글로 소개할 시간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자책을 완전히 멀리하진 않는다. 거의 모든 일상과 업무를 디지털 형태로 집착적으로 기록하는 나로서는 전자책의 편리함이라는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책은 주로 밀리의 서재에서 읽는 편인데, 웬만한 베스트셀러 종이책들이 전자책으로 동시에 출간되는 편이라, 성질이 급한 나와 같은 사람에겐 한 달 12,900원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이거 마치 밀리의 서재 앰버서더라고 된 듯한데, 사실 나는 노션 앰버서더이니 밀리의 서재 칭찬은 여기까지만 하기로 하자.


종이책과 전자책은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 즉 공생관계라고 보는 게 내 생각이다. 종이책은 주로 소장 가치여부로 구매하는 편이고, 전자책은 소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찰대와 비슷한 역할을 맡는다. 나는 보통 전자책으로 미리 읽어본 후, 종이책의 구매 여부를 택하는 편이다. 서점 관계자가 본다면 나와 같은 부류를 아주 약삭빠르고 눈치를 보는 자로 보겠지만, 나는 교보문고의 프레스티지 회원이다.(1년에 200만 원 넘게 구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구매력에 있어서는 무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서점이나 도서관에 자주 달려가는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지만… 그렇게 본다면 전자책은 게으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지도.


                        

종이책과 전자책의 차이



종이책과 전자책은 어쩌면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 감성의 충돌인 셈이다. 아날로그는 물리적인 외관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손으로 만질 수도 있고 감각이 전해지기도 한다. 그 이유 때문에 소유욕이 생긴다. 아날로그는 또한 특유의 불완전함이 매력이다. 같은 종이책이라도 고유의 느낌이란 게 있다. 마치 자신에게 잘 맞는 옷처럼.


디지털인 전자책은 물론 굉장히 편리하다. 몇 백 그램이 되지 않는 무게에 수백, 수천 권의 책을 담을 수 있다. 또한 다른 툴과의 공유도 간편하다. 몇 번만 클릭하면 밑줄 친 문장을 노션이나 구글킵으로 넘겨서 보관할 수 있다. 그것도 영원히! 한 번 저장하면 날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문명의 이기인 전자책은 정보의 무한한 연결과 그를 통해서 기존 정보와의 새로운 조합, 즉 창조적인 행위를 저절로 이끌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나에게 최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고용량과 빠른 처리 속도, 데이터의 연계를 생각했을 때는 전자책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정보를 디지털화했을 때 얻어지는 장점과 그 장점이 어떻게 창조적인 행위로 연결되는 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연재를 통해 제공하도록 하겠다.


나는 그저 아날로그인 종이책이 좋다거나 무한한 정보를 지닌 디지털 전자책이 더 낫다고 말하진 않는다. 필요에 따라서 선택하면 그만이라고 우겨본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이책을 우선으로 읽고 기록을 디지털로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로 내가 경험해 보니 그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었다.


물론 자기에게 맞는 방식이 있는 것이다. 그 방식조차 아직 찾지 못했다면 좀 심각하지만... 종이책이 옳다, 전자책이 옳다는 싸움은 이득을 취하는 게 아니라 그저 소모적인 싸움, 승자가 없는 싸움에 불과하다. 우리는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서 최적의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면 된다. 음, IT 전공자라서 프레임워크라는 기묘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결론은 책을 읽자는 거다. 그리고 디지털을 활용해서 더 생산적인 인간처럼 읽자는 거다. 책을 읽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기록 방식을 원하게 될 테고, 내 글은 그 요구에 답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되지 않을까?


앞으로 연재할 글은 ‘생산적인 인간으로 사는 법’을 주제로 이어진다. 생산적인 인간으로 사는 첫 번째 비결은 독서다. 책을 어떻게 어떤 자세로 읽을지 앞으로 길게 논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출물을 어떻게 기록하고 써먹을지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다. 독서, 기록, 활용 이러한 측면으로 생산적인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산적인 인간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소개하고 싶다. 단순한 툴 사용법이 아니라 툴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측면으로 연재를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여러분의 응원(?)이 크리에이터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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