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컴플렉스
대인관계 컴플렉스라고 해야 할까? 좋은 사람 컴플렉스라고 해야 할까? 비슷한 증상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직접 만나본 사람들은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내성적인 성향이라 대인관계에 에너지를 지나치게 많이 써야 하고 그래서 빨리 지치는 타입이다(앞에서는 아닌 척하고 집에 가서 쓰러진다). 그래서 오프라인 모임에 엄청 적극적인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 이 핑계 저 핑계로 티 안 나게 실행을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전에 공황장애가 있었던 게 원인이겠지만 유독 사람이 많은, 특히 낯선 사람들이 많은 곳은 기피한다. 그래서 축구장도 37살에 처음 가봤고 야구장은 아직 한 번도 못 가봤다.(갑자기 야구장 커밍아웃을했...)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회식이나 모임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만 한 번도 자리를 옮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근데 또 어색한 건 못 견디는 타입이라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은 먼저 말을 걸어서 어색함을 빨리 없애려고 한다. 확실히 나는 대인관계의 바운더리가 4인 테이블까지 인 것 같다. 그 이상은 버거운 듯...
아무튼 얘기가 좀 옆으로 샜는데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다 있을 거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노력이 과해서 스트레스가 되고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상황이 돼버리면 곤란하다. 그럼 결국 어떤 관계도 건강하게 유지될 리가 없지 않을까? 어쨋든 결론은 내가 제일 중요하고 나를 가장 신경써야 내가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남도 신경 쓰고 관계도 좋아지는 것 같다.
#사진은 금오도 펜션 꽃밭에서 딸 '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