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버림

기대를 버리다

#버림1-2/ #스바트폰배경화면

by 책 커피 그리고 삶

어제밤에 터미널 벤치를 침대삼아 두어시간 잠들었기에 머리가 푸시시하고 엉망이었습니다. 거기에 모기들의 공격으로 사방이 가려워 머리속에는 온통 샤워를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찼지요. 그래서 첫차를 타고 거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지금 몰골로는 셀카 사진을 찍어도 아니다 싶어 일단 씻고 예쁘게 꾸미기로 했지요.


마침 목욕탕 앞에 거제지역 관광지도가 있어 자세히 살펴보았고 바람의 언덕과 내외도를 가기로 마음 먹었지요.


문제는 아무리 검색해도 시내버스로 가는 길이 마땅하지 않았지요.


‘그래.. 뭐 어때? 어디로든 가면 좋지 않겠니?’


지도앱을 열어 대략 바닷가쪽 길을 파악하고 그쪽으로 가는 길 버스정류장에 섰습니다. 곧 버스가 들어옵니다.


‘그래.. 그냥 가는거야.’


한 20분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가더군요. 그러다 중간지점 갈림길에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버스가 틀어지더니 산속으로 점점 깊게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다음 갈림길에서 좌회전만 하면 다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에 계속 버스를 타고 있었지요.


하지만 역시.. 내가 처음 탔던 곳으로 방향이 틀어져 이건 아니다 싶어 얼른 내렸습니다.


‘이제 어떻게 한다..?’ 일단 버스가 오는 시간을 살펴보니… 음.. 그냥 긴 시간을 멍하니 있기보다는 일단 바닷가쪽으로 걷기로 하였지요.


문득 버스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음에도 마음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느꼈지요. 그것은 아마.. 이 버스가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데려다 준다는 것을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 듯합니다.


버스노선을 걸으며,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니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거미줄과 바람에 흔들리는 벼들이 낯설고 낭만적으로 보였지요.


참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만약 버스 노선에 대한 기대에 어긋나 마음이 불편했다면, 과연 나는 걸으면서 이러한 것들을 볼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런 점에서 가끔은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보다 나의 마음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운명이든, 필연이든, 아니 그 무엇이든간에 ‘기대’라는 곳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제도는 대중교통으로 다니기에 긴 버스대기 시간으로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차가 필요합니다.)



P.S. 버스노선을 걸으며 새롭게 다가온 풍경을 찍었습니다.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써도 좋을듯하여 올려봅니다.


무엇보다 베스트 바탕화면을 추천하자면 아래 사진입니다.


웃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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