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목사가 되었다.

자신의 권위를 위해 차별하고, 거짓말을 하고, 이간질을 하던 그는

by 아포리스트

내가 교회를 떠나기 직전에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 소그룹장을 맡게 되었다. 소그룹장을 맡게 되었을 때 목회자가 나에게 부탁한 것은 다음과 같다. 우선은 어떤 주제로든 소그룹 내에서 토론하지 말아야 하고, 두 번째는 어떤 이유에서든 교회를 절대로 비판해서는 안 되고, 세 번째는 목회자의 말에 ‘절대적인 순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절대 순종’을 여러 차례 강조하던 목회자는 ‘목회자의 말에 절대 순종’을 해야 하나님께서 복을 내린다고 했다. 이전부터 교회에서 목회자에 대한 순종강조는 있었던 일이고, 본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기에 그냥 넘어갔다.


그러나 권위를 강조하던 청년부 담당 목회자와 나와의 갈등은 곧 터지고 말았다. 우리 소그룹 안에 지적 장애를 가진 여성을 넣게 되면서 생긴 문제였다. 나는 담당목회자에게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우리 소그룹에서 장애인 여성을 옮겨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게 어려우면, 이 장애인 여성과 동행해줄 여성청년 한명을 부탁했다. 그동안 우리 소그룹 내에 있는 다른 구성원들은 몇 번이고 옮겨주었고, 다른 소그룹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 장애를 가진 여성만 안 된다는 것이었다. 담당교역자는 “나를 훈련시키기 위한 도구인 그 장애여성을 옮겨줄 수 없다”는 말을 했다. 나에게 그런 힘든 섬김이 있어야 사랑을 배운다는 것이었다. 나는 소그룹의 목적이 한 사람이 신앙생활 잘하게하기 위해서라고 말을 하였다. 훈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다른 방식을 써야지, 사회적 약자를 도구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사랑받는 데 둔감하기 때문에, 좀 안 챙겨도 되니 괜찮다”는 말을 했다. 나는 분노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었다. 그 말은 절대 따를 수 없다고 하였다. 최소한 우선 순위는 사람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정말 단호하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서 그에게 왜 그 말을 따를 수 없는지를 설명했다.


나는 이 일이 있은 후에 ‘목회자의 권위를 모독한 청년을 훈육시키겠다’는 일념을 가진 청년부 목회자가 나에 대한 이간질과 모욕적인 발언들을 일삼았다. 나는 내 잘못에 대해서는 용서를 구했던 차였다.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나와 가까웠던 사람들과 나를 이간질 하는 것이었다. 담당 목회자는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퍼뜨렸다. 당시는 가족 중 한명이 무척 아플 때였다. 그 일 이후 교회를 나갈 수 없게 되었을 때, 장애인을 챙기지 않는다며 나를 비아냥 거렸던 그 누구도 장애인 여성을 챙기지 않았다. 예배를 마친 후 그 여성은 교회를 맴돌다 누군가 잡아주는 버스를 타고 겨우 집에 갈 수 있었다.

나는 몇 번을 대화하고자 했다. 나를 보기만 하면, 나에게 여러 모욕을 주는 상대를 놓고서, 설득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내가 기분 상하게 한 일은 사과하겠으나, 장애인 여성을 함부로 대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그 여성을 제대로 책임을 져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도 '목회자를 감히 가르치려 한다'는 식으로 갔다. 그리고 그 장애인 여성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게 돌아갔다. 나는 그.여성 부모님께 청년부가 부족하다고 정말 정중히 사과드렸다.

내 가슴을 짓눌렀던 것은 이 일에 대한 다른 청년들의 반응이었다. 아무리 잘못해도, 목사님은 하나님이 내려주신 권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가 참고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목사님께서 기도하고 결정하신 일이니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는 내 가족이 무척 아플 때였다. 교회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내 주변 사람들에게 교회에서 단 한명만 병원에 찾아온다면, 혹은 그 장애인 여성에게 사과를 한다면,1년 교회에 헌신했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으니 걱정 안해도 된다는 나의 예상은 적중했다.

2년이 지난 이 에피소드 속의 장애인 여성에게 지금까지도 일주일에 한 번정도 전화가 온다. 그 여성의 전화를 받을 때 마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과 여러 분노가 내 가슴을 후려친다. 목회자의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서 사회적 약자를 함부로 하고, 자신을 면전에서 비판했다는 이유 때문에 있지도 않은 말을 지어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목사의 권위에는 절대적으로 복종해야만 한다는 강한 신념을 가졌던 그는 서울의 한 교회에서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


그는 강도사에서 목사가 됐다.

<한국교회, 청년이 떠나고 있다>에서 수정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기도] 가난한청년들을 위해 함께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