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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Jan 14. 2023

위로 없는 삶

위로받지 못한 직딩

생각해 보면 나는 위로 없는 삶을 살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위로받을 곳 하나 없고

아무리 힘들어도 털어놓을 사람 한 명 없이

출근하기 바쁘고 퇴근하기 바쁜 삶을 살았다.


아무리 회사를 다녀도 웃을 일 없고

퇴근 후에 밀려드는 공허함은 커져만 갔다.


술 마실 친구라도 있으면 그나마 행운이었다.

친구도 불러 낼 수 없이 늦게까지 일을 한 날이면

혼자서 방 안에서 맥주 캔을 짜부라트렸다.

자정까지 철야한 날이면 

내 하루가 너무 억울해서

하루 종일 나를 위한 시간을 단 일 분도 쓰지 못한

억울함에 양주를 꺼내서 나를 위로했다.

그렇게 비싼 술이라도 마셔야 

빼앗긴 하루를

날아가버린 하루를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의미 없는 시간

깊이 없는 관계

무감각하고 무채색 같은

공허한 시간들이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어떻게 끊어내나 이런 삶?

어떻게 하면 활짝 웃을 수 있을까.. 나란 사람?


열심히 산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죽을 정도로 힘든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계속 살 수는 없었다.


아무리 힘든 하루라도

'수고했다'라고 '많이 힘들었어?'라고 

위로해 주는 사람 한 명 있었으면 어땠을까?


아무리 평범한 날이라도

'오늘 하루 어땠어?'라고 

안부 물어주는 사람 한 명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나의 하루가 좀 더 의미 있고

그랬다면

나의 외로움이 좀 덜하고

그랬다면

나의 삶이 좀 더 가치 있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루 종일 부속품처럼 살아간다 해도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시달렸어도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었다면

그래도 나름 괜찮지 않았을까?

버틸만하지 않을까?


위로받지 못하는 직장인

위로 없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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