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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여는 의자 12화

시급 만원의 투자고수

by 수케시오


카페에서 후배와 마주 앉았다. 그는 주식과 파생상품 세계에서 살아가는 개인투자자다.

각종 모의대회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언어장벽도 없고 스킬도 탄단하다.

그 후배에게서 특별한 이야기를 들었다.


의자2

"형님, 주식은 마인드콘트롤이 전부예요"


후배가 몇번이나 강조한다. 대박도 쳤고 쪽박도 차봤다.

후배는 알면서도 당했다고 한다. 그것도 몇번이나.

심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거듭 강조하면서 충격적인 말이 있었다.


의자2

"그래서 형님, 지금 새벽에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있어요"

순간 멈칫했다.


의자1

"왜?"


의자2

"형님, 한달 알바해서 버는 돈은 제게 몇분이면 벌 수 있는 금액이에요"

그 말의 무게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것 같아 묵직하게 느껴졌다.


새벽 편의점, 음료수를 진열하고, 택배를 정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응대한다. 몇분이면 벌수있는 돈을 위해 몇시간씩 일을 한다.

후배에게는 돈을 위한 일이 아니고 오롯이 자신을 위한 수행이다.


시장은 감정의 바다다. 아무리 뛰어난 분석력을 가져도 심리가 흔들리면 끝이다. 냉정함을 잃는 순간 모든것이 무너진다.

그래서 후배는 새벽에 규칙적인 루틴, 단조로운 반복, 성실한 노동, 이 모든 것이 정신수양이다.


나는 산업변화와 자본구조의 전환점에서 시장 흐름이 우선한다고 본다. 하지만 후배의 자세는 다른 차원이다.

시장을 읽기전에 자신을 보고, 외부 변화를 쫒기전에 내부에 밸런스를 점검한다.


투자의 고수는 차트를 보는 눈이 아니라, 자신을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시장의 변동성보다 내면의 안정성이 먼저다. 수익률보다 자제력이 우선이다.

후배는 그걸 알고 있었다.

그 시간들이 쌓여 진짜 투자자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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