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긴 뜬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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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롭게 새벽에 일어나겠다 다짐하는 글을 써 놓고 며칠째,
새벽에 일어나긴 커녕 늦잠만 자기 일쑤다.
좌절할 틈도 없이 빛의 속도로 일어나
출근을 서둘러야 한다.
늦게 일어나니 고양이들과 노닥거릴 시간도 없다.
아침 내내 잠만 쳐자다 부리나케 일어나 정신없이 나갈 준비를 하고 나서버리는 집사를 보고
고양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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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지 않는 건 아니다.
눈은 뜬다.
(알람 못 듣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눈 뜨고 시간 보고 침대 옆에 온 고양이 한 번 쓰다듬고
다시 잔다.
한마디로,
일어날 의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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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일어나질 못하지? 솔직한 반성의 결과
사실은 요즘 일어날 이유를 못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차라리 꿈 속 매트릭스 안에서 허우적대는 게 훨씬 재밌고 편하다. (당연하지.. 누워있으니까)
생명의 본성은 중력을 거슬러 세우는 힘이거늘
침대와 한 몸 되어 치즈버거의 치즈마냥 눌러붙어있는 상태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겠다.
아니, 벗어나지 않고 싶다는 게 더 맞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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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불현듯 찾아오는 법이다.
일어날 이유를 못 찾겠다는 건 곧
살 이유를 못 찾겠다는 것과 같다고.
언제나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고
회복회로도 빨리 돌아가는 편이었던 나였는데. 지금은
잠을 아껴가며 잠을 훠이훠이 쫓아가며 얻고자 하는 것이 없다.
일상에서 느꼈던 쫀득한 재미와 의미를 상실했다고나 할까.
잠깐 흥미가 생겨도 그걸 지속할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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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잠도 아끼게 한다.
한 가지 더 불현듯 떠오른 생각이다.
사랑하는 게 많을수록 잠도 안 자게 되지 않을까.
하루가 기대되어 적어도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게 되지 않을까.
학창시절에 난 그러했던 거 같은데.
사랑이라고 꼭 그런 사랑이 아니다. 그건 기대하는 만큼 금방 실망하고 싫증이 나는 법이니.
그것보다는 배우고 싶은 것, 취미활동, 생활을 이어가게 하는 것들, 고양이들,
나를 움직이게 하고 살아있게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들을 끊임없이 가까이 하는 마음.
그런 사랑.
잠을 얻고 사랑을 잃었구나.
그래서 백설공주도 깊은 잠에 빠져버렸나?
그건 아닌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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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찾으면 사랑을 찾을까,
아니면 사랑을 찾으면 새벽을 찾을까.
그런데 이게 정말 '사랑' 맞을까?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풀기로 하고,
내일 부디 새벽에 일어나기를 지금, 초저녁에 기도해본다.
제발...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