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날다 Apr 25. 2023

아들을 키우는건 너무 어렵다

빠르게 죽어가는 느낌

옛날에는 아이 없는 삶이라는건 상상도 안되고 엄두도 안날 만큼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귀여웠다. 물론 지금도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귀엽다. 가끔 ‘혼자였으면 편했겠지’라는 생각이, 아주 가끔 들기도 하지만.

특히 아들을 키우는건 너무 힘들다. 아닌가. 잘 키우려고 하니까 힘든건가. 사실은 딸도 힘든걸까. 그냥 저 나이의 아이가 힘든걸까.

유튜브를 봐도, 전문가를 만나도, 애들은 원래 그런거라고 하지만 그게 내 이야기가 되면, 내 아이 문제가 되면 당연한건 아무 것도 없게 된다.


왜 할 일을 하지 않을까?

시험이 코앞인데, 무려 내일인데, 물어보면 아는건 아무 것도 없는데, 왜 공부는 하지 않고 놀고만 싶어할까.

그만해야 한다고 말하면, 여기서 멈춰야 하는거 자기도 알면서 왜 자꾸 나를 떠보고 한번 더 물고 늘어지는걸까.

이거까지만, 조금만 더, 한번만 더.

’허락해주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생각으로 던지는 저 태도는 어떻게 해야 고쳐질까.

마흔살짜리 애 아빠도 못고치는 걸 알고 있어서, 절대 11살짜리 아이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뭐 저딴 태도가 유전마냥 똑같나.

아무리 단호해도 좋은 말로 달래면 빈틈 없이 멋대로고, 엄하게 다그치면 혼자 땅굴파고 들어간다.


그렇게 심각한 동안 6살짜리가 와서 카봇 틀어달라고 하고 4살짜리가 응가 마렵다고 소리 지르고.


아-

미쳐버릴 것 같아서 그냥 죽어버리고만 싶어지는 4월의 저녁.

매거진의 이전글 학부모 상담을 다녀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