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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Mar 20. 2020

뉴질랜드 개별 밀포드 트레킹 - 에필로그

일 년쯤 전에 네 부부 여덟 명이 밀포드 트레킹을 하기로 으쌰 으쌰 의기투합했었다. 이제 3박 4일간의 밀포드 트레킹이 끝났다. 꿈만 같다. 


먼지 하나 없는 파란 하늘, 감탄사를 자아내는 깎아지른 절벽, 평생 봤던 것보다 많이 본 폭포, 물 맑은 계곡, 실 같은 것들로 감긴 오래된 나무들과 함께 하며 뼛속까지 힐링이 되었다. 이런 청정자연이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그리고 그다음 세대들까지 그대로 전해지길 빈다. 아울러 셋째 날 겪은 거센 비바람과 추위 덕분에 겸손함을 배웠다. 만만한 것 같아 보여도 자연을 결코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밀포드 트랙에서는 모두 다 글레이드 선창장에서 샌드플라이 포인트까지 한 방향으로만 걸으니 방해받지 않고 나 자신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았다. 때로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지만, 대개는 아무 생각 없이 주변을 느끼며 한발 한발 걸었다. 머리가 맑아졌다. 


트레킹을 함께 한 네 부부는 환상의 팀이었다. 한 부부는 다른 분들을 위해 모든 필요한 것들을 배낭 안에 챙겨 왔다. 그래서 배낭은 항상 무거웠다. 다른 한 부부는 항상 웃는 얼굴로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고령의 부부는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다. 4일 동안 24시간 내내 함께 지냈는데도 감정 충돌 없이 서로의 배려 속에서 끝까지 트레킹을 잘 마칠 수 있었다. 모두에게 무척 감사하다. 다음번에는 함께 어디로 갈까? 


트레킹을 준비할 때 인터넷에 있는 글들과 동영상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쓴 밀포드 개별 트레킹의 각종 준비와 4일간의 경험에 대한 글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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