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약'을 쓰게 된 계기
과거 바쁜 시기를 지나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문득 좋은 기회로 캄보디아에 다녀오게 되었다. 그 당시 주변에선 무슨 캄보디아냐며 그 더운 나라에 가서 뭘 하겠냐고 구박을 했다. 공대생인 나에게 캄보디아는 어떤 의미였을까. 그저 해외를 나간다는 막연한 기쁨, 떨림, 흥분과 같은 원초적 본능에 기대어있었다.
캄보디아는 따뜻했다. 사실 더웠다. 저녁에 도착했음에도 습한 공기와 달궈진 온도는 쉽게 느껴졌다. 어찌하여 도착한 호텔은 낡은 시설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에선 최신식이라며 스스로를 달랬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나쁘지 않았다.
다음날 나를 포함한 3명의 일행은 앞으로 일하게 될 곳을 향했고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하고 반갑다고 이야기를 했다. 캄보디아에 온 지 이틀 만에 초고속으로 진행된 결과다. 역시 한국사람들 빨라. 하며 사무실 한 곳에 자리 잡은 대리님의 가이드를 받아 핸드폰, 통장 등을 개설했다.
그날은 그렇게 하루가 흘렀다. 뭐라도 하고 나니 캄보디아에 도착한게 실감이 났다.
직장의 사람들은 친절했다. 모르는 것과 배워야 할 것을 알려주었고 외국인으로서 갖춰야 할 매너와 같은 기본적인 상식도 많이 배웠다. 재미있었다. 그렇게 며칠 흘러가고 나니 어디선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새로운 사람들이 온 것이다.
우리가 처음 왔을 때와 같이 인사하고 악수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얘기를 들어보니 같은 호텔에서 지낸다고 하더라. 그렇게 친해졌다. 역시 한국사람들 빨라. 하며.
총 인원 4명, 타지에서 만난 한국 사람들 반갑지 않을 리가 없다. 나이대도 비슷하니 즐겁게 하하 호호하며 직장인으로서(사실은 인턴이지만) 우정을 다졌다. 그렇게 일사천리로 집 하나를 빌려 셰어하우스 생활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인턴 여자분 한분이 베란다에서 울고 있다. 거실 바깥으로 보이는 창문 틈새로 훌쩍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울적해졌다. 향수병인가, 하며 스스로 어깨를 토닥였다. 하지만 곧이어 들리는 여자분 목소리는 원망과 미움이 가득했다.
연애란 어렵다. 그 여자분은 애써 울지 않은 척하며 문을 열고 들어온다. 나는 모른 척 핸드폰만 뒤적뒤적. 여자분은 냉장고에서 물을 한잔 따라먹더니 내가 어색하게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그게 웃긴 듯 키득키득 웃는다. 도대체 뭐가 웃긴 건지. 참네.
여자분은 모든 얘기를 해줬다. 바깥은 말도 안 통하는 외국이겠다, 나는 한국에서도 크게 볼일 없는 사람이라 여겼는지 몰라도 어떻게 사귀었는지부터 지금 이렇게 울며 싸우기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쉴 틈 없이 얘기했다.
어쩌면 그 여자분은 그런 시간이 필요했는지 모른다. 다 털어놓을 시간.
울음약의 주인공은 그 여자분이다. 그렇게 하루 울어놓고선, 일주일 내 몇 번씩 울곤 했다. 차라리 한 번에 울어버리지 란 생각이 들어 각색해서 쓴 것이다. 써놓고 나니 재밌더라. 괜찮았다.
그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시간들로 새롭게 구성해본다. 그것 말고도 내 경험만을 가지고 쓰는 경우도 있다.
대충은 이러하다. 이쯤에서 어색하게 마무리.
'울음약'을 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