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매일 정리할 수 있다면, 인생도 정리할 수 있다

by 작가 혜진

<미니멀 라이프> 단톡방에서 매일 인증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가방 인증이다. 처음에 가방 인증을 접하고, 뭘 이런 것까지 하나 싶었다. 가방 인증을 하려고 어제 매고 다녔던 가방을 열자 가관도 아니었다. 영수증, 사탕껍질, 쓰다 남은 물티슈, 과자 봉투가 뒹굴고 있었다. 쓰레기는 버리고, 작은 파우치에 가방 속에서 굴러다니던 손거울, 핸드크림, 립글로스를 넣었다. 가방 안이 말끔히 정리되었다.



아침에 가방 정리를 해두는 것만으로도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일을 하고 있다가 아이 셔틀버스 알람이 울려 급하게 나가게 될 때에도 당황하지 않았다. 미리 정리해둔 가방을 가지고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놀이터에서 급하게 물티슈를 찾는 일도 없어졌고, 비즈니스 미팅에 가서 명함을 놓고 가는 일도 없어졌다. 알람 시간에 괜스레 마음만 급해서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미리 가방 정리를 해두는 것만으로도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가방을 매일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요즘에는 가방 정리를 밤에 한다. 다음날 일정을 생각해보고 미리 필요한 아이템이 있지 않나 궁리해본다. 도서관 책 반납을 해야 하는 날에는 책을 모두 넣어 신발장 위에 올려둔다. 건망증이 심한 내게 가방 정리만으로도 하루가 한결 가벼워졌다.



내가 뭘 가지고 있는지 알고,

내가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내게 무엇이 필요 없는지 아는 삶


가방 정리만으로도 하루가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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