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 업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습니다. 워낙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잦은 미팅을 하다 보면 사소한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작은 일이기 때문에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그렇게 여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심코 했던 행동이 최악의 비즈니스 매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렵게 발굴한 고객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아무런 네트워크 없이 콜드콜을 해본 사람이라면 잘 알 것입니다. 더 나아가서 자주 만나서 이미 잘 알고 있는 고객이라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매너라는 것이 있습니다. 비즈니스 미팅 때 자칫 실수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들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
상대방을 처음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첫인상입니다. 고객과 약속한 시간을 준수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매너이면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첫인상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약속 시간을 준수하지 못한다면 기다리는 시간만큼이나 상대방으로부터 신뢰가 떨어질 것입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을 그만큼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 준수를 비즈니스 매너의 철칙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처음 방문하는 고객과의 미팅이 있다면 사전에 대중교통이나 자차로 가는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초행길은 이동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여유 있게 도착시간을 계산하는 게 좋습니다.
약속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장소에서 만나는지 구체적으로 소통을 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경우는 근처에 도착을 했는데 층이 다르거나 미팅 장소를 미처 확인하지 못해 헤매다가 약속 시간을 어기기도 합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약속 시간을 못지킬 것이 예상되면 전화나 문자 등으로 어느 정도 늦을 것 같다고 미리 양해를 구하는 기본 매너를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 콜백을 하지 않는 것
요즘은 회사 전화보다 대부분 개인 휴대전화로 업무를 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데 미팅이나 회의를 하다 보면 전화를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특히, 전화를 많이 받아야 하는 직무라면 상대방에게 다시 전화를 하는 것을 놓치거나 심지어는 잊어버리는 일도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연락을 한 것인데 콜백이 없다면 어떤 연유로든 전화를 건 사람의 기분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하다 보면 불편한 전화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절을 해야 하거나 큰 관심이 없는 제안과 관련된 통화가 그런 것들입니다. 이런 건으로 처음에는 전화를 받았다가 이후 몇 차례 전화를 했지만 수신 거절을 한 뒤 아예 콜백을 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는 다시는 전화를 걸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불편한 대화를 하기 싫다면 전화를 피하기보다는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습니다. 전화를 걸어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입니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으로 거절을 대신하는 것은 무례한 비즈니스 매너입니다.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부동산 업계는 돌고 돌아 다시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온 전화는 꼭 콜백을 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퇴근 시간이나 주말 시간대에 걸려온 전화는 콜백하는 것을 놓치기가 쉽습니다. 이럴 때는 따로 메모를 해놓고 다음 날이나 다음 주에 꼭 콜백을 하시면 좋습니다. 캘린더 앱이나 메모장 등을 활용하면 잊지 않고 연락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난 뒤 콜백을 하는 것은 오히려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긴 시간이 지났는데도 잊지 않고 연락을 했기 때문에 신경을 써주고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명함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서로 이름과 직책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명함을 교환하면서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그런 미팅 자리에 명함을 가지고 오지 않는 일도 빈번합니다.
물론, 리멤버나 이미지로 명함을 교환할 수도 있지만 서로 인사를 하는데 뻘쭘하게 상대방의 명함만 받는 것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없습니다. 명함을 준비하지도 않았을 정도로 중요하지 않은 미팅인가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명함이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미팅 중에 상대방의 이름을 익힐 수도 있고 직급이나 부서 이름을 통해 여러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중하게 주고받은 명함을 미팅이 끝난 뒤에 두고 가는 경우를 본적도 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미팅 후에 급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다가 명함을 떨어뜨리고 가는 일도 빈번합니다. 결과가 어찌 되었던 받은 명함을 두고 가는 경우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잘 받은 명함을 끝까지 잘 가져가는 것도 기본 매너 중에 하나입니다.
예전에 제가 겪은 명함과 관련한 재미있는 해프닝이 하나 있습니다. 처음 본 분에게서 받은 게 본인의 명함이 아닌 남의 명함을 받은 경우였습니다. 분명 여성분이 주신 명함이었는데 남자 이름인데다 직급도 달라서 다른 분의 것이 확실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저를 만나기 전에 갔던 미팅에서 다른 분에게서 받은 명함을 저에게 준 것이었습니다. 같은 대기업 계열사의 다른 회사 분과 미팅을 했을 때 받은 명함이라 디자인이 유사하다 보니 저에게 잘못 건네준 것이었습니다.
한 번 만났지만 그분에게 연락이 오기 전까지는 전화를 할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습니다. 명함을 전달하는데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에피소드였습니다.
4. 미팅 중에 전화를 받는 것
고객을 만나 미팅을 하다 보면 서로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양해를 구하면서 전화를 받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척하지 않지만 얼마나 급한 전화일까 아니면 정말 중요한 전화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통화 내용을 듣다보면 대부분은 바로 받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전화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SNS나 메신저의 대답을 하느라 대화를 잠시 중단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들은 아무리 좋게 생각해 보려 해도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매너는 아닙니다.
미팅 중에는 되도록이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미팅을 하는 사람 앞에서 전화를 받는다는 것은 눈앞에 있는 사람보다 전화 너머에 사람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무의식중에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미팅 중에는 무음으로 전환하는게 기본 비즈니스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업계는 속된 말로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알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 돌고 돌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됩니다. 다시 만났을 때에는 갑을 관계가 바뀌기도 하고, 직급이나 담당 업무들도 변합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비즈니스 매너를 가진 사람으로 기억되려면 간단하지만 기본적인 것들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처음 만났을 때 가졌던 인상이 오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기억으로 다시 만났을 때 더 좋은 기회들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매너의 기본은 ‘내가 상대방이라면 기분이 나쁠 것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 업계는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일들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중하게 만난 사람들과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이어가는 게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고, 그 첫걸음은 좋은 비즈니스 매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