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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캣 Dec 27. 2018

누더기가 될 수밖에 없어, 우울의 웅덩이에 빠지면

피할 수 없으면 그냥 푹 빠져버리자

또 빠지고야 말았어. 

우울의 웅덩이에.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만나는 것 같아.      

깊은 것도 있고, 얕은 것도 있는데.      

우울한 건 마찬가지야.  일단 빠지면.    


우울의 웅덩이는 어둡고 축축해. 그래서 싫어.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새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고양이 털을 쓰다듬어도.     

마음 한 곳에서 자꾸 눈물이 나와. 이 우울의 웅덩이에 빠지면.      


눈물을 닦을 손수건이 많이 필요해. 많이. 많이.      

여기저기 붙여두고 코 풀고 눈물을 닦을 손수건이. 많이.      

너무 많이 풀고, 울고, 닦아내서 

내 온몸과 마음이 누더기가 될 만큼 많이. 많이. 

결코 끝이 안 보일 것 같지만, 결국은 끝날 때까지. 


그래서 누더기가 될 수밖에 없어. 

우울의 웅덩이에 빠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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