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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긍정 Apr 02. 2016

'영재발굴단'을 보고

우리 교육의 문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 

* 이 글은 제 개인 블로그에 올렸었던 'SBS 영재발굴단 - 성악가를 꿈꾸는 지선이를 보고..'를 재편집하여 구성한 글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평소 흥미롭게 시청하고 있는 'SBS 영재발굴단' 프로그램 중 지난 3월 16일, 성악가를 꿈꾸는 한 소녀의 이야기가 방영되었습니다. 종종 논란이 되는 부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이 사연만큼은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시청 중 울음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성악가'의 길을 가기 위해 6년 동안이나 성악을 '독학'한 대단한 친구입니다. 

그것도, 단순히 노래만을 연습한 것이 아니라 작품의 배경과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 이탈리아어, 괴테, 단체의 소설 등을 스스로 읽으면서 말이죠.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월드비전에서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에 직접 신청하여 얼마 전부터 보컬 학원의 레슨비를 일부 지원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NGO 단체에서 운영하는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있다는 게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 같습니다.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자신이 진정으로 배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사람은 역시 스스로 즐겁게 배우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하지만, 고3인 지선 양에게 언제까지 이 지원이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법. 음대 진학 등 앞으로의 일이 더 막막하기만 합니다.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선 양. 
그럼에도 자신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향한 마음이 쉽게 멈춰질 수 없어 더욱 서글퍼집니다.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저 역시도..


<출처 : SBS 영재발굴단 16년 3월 16일 자 프로그램 중>

이번에 방영된 프로그램 내용을 보며 다시금 우리 사회가 지닌 여러 총체적 문제점들이 제 머릿속을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꿈'조차 사치인 사회


신이 하고 싶은 것, 자신의 꿈을 찾을 시간과 여유조차 주지 않는 사회.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꿈을 찾았음에도 그 꿈조차 '감히' 꿈꾸기 어려운 사회. 
이 모든 책임을 사회가 아닌 각 개인으로 돌리는 사회
. 언제까지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깨달은 몇 가지를 정리해봤습니다. 



1. '꿈'을 꾸는 방법과 시간을 주지 않는 교육 현실


지선 양은 그나마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라도 찾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어떨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자기 인생의 철학/가치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걸까요? 부모님과 사회가 바라는 '표준화된' 꿈을 위해 열심히 12년, 아니 그 이상을 맹목적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꿈꿀 시간이나 여유가 있었을까요? 아니 오히려 이러한 것들을 우리 교육 시스템이 의도적으로 '유예'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야, 꿈꾸는 것 좋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좋지. 그걸 누가 몰라서 그래?
'현실적으로' 생각해. 그거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아? 
누가 알아줄 것 같아?

'현실'이란 명목 아래, 모든 꿈과 다양성, 개성을 짓밟고 
오로지 사회가 알아주는, 돈이 되는, 안정적인 것만을 바라보게 만든 것이 아닐까요. 모두가. 


2. '꿈'을 이루는(실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사회


나름의 '꿈'과 목표가 생겼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여러분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어디서 찾고 있나요? 학교인가요? 
대부분 자신의 꿈을, 자신이 하고 싶은 어떤 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여전히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꿈을 실현해야 할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먼저 알려주지 않는 것이죠.


지선 양은 '성악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선 양이 성악가가 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독학'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성악 동영상을 반복해서 듣고, 관련 서적들을 찾으며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받지 않고 일까요, 받지 못하고 일까요) 스스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6년 동안을. 

물론, 우리 사회나 교육이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교과서나 선생님, 학교 수업, 여러 친구들, 어른들을 통해 알 수 있죠.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죠. 그리고 '돈'이 되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직업들에 한해서 말이죠. 그리고 이렇게 얘기하죠. 

일단 학교 공부부터 열심히 하고, 수능 잘 봐서 좋은 대학부터 들어가.


지금 여러분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라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한 '꿈'을 찾았다고 해봅시다. 누구에게 이 꿈을 이루는 방법을 물어보게 될까요? 만약, 사회적으로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직업의 경우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주변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서 도우며 적극적으로 알려줄 것입니다. 도움을 줄 만한 주변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스로 찾아야겠죠.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무작정 인터넷 등에 검색해보겠죠. 방금까지 얘기했던 것은 그나마 '인정받는' 꿈에 한해서입니다. 

만약 이러한 범주에서 벗어난 '꿈'은 어떨까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구제적이고 정확한 방법과 정보를 찾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바로 '정보'로 인한 불평등이 야기되는 것 같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과 절차는 같은 꿈을 꾼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이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여러 방법들이 있을 것입니다. 같은 꿈을 꾸었지만, 가장 최적의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과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 과연 누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결국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알고 있는 사람들끼리 그 나름의 기득권을 형성해 그 그룹 내에서 지속적으로 일종의 꿈의 대물림을 하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찾다 이리저리 헤매어 어쩌면 꿈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한 사람의 꿈을 이루기 위한,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과 절차는 '사회'가, '학교'가 공개적으로,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서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누구나 꿈만 있으면 쉽게 알 수 있도록 말이죠
.


3. 그 '꿈'을 지원해주지 못하는 사회


'꿈'을 찾았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까지 어떻게든 찾았다고 해봅시다. 

'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선 양의 경우, 성악가가 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스스로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NGO 단체의 지원으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발걸음을 한 발짝 더 내디딜 수 있게 되었죠. 국가가 아닌 NGO 단체의 도움으로 말이죠. 이렇게 지원받은 돈을 통해 보컬 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비로소 제대로 된 발성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마음대로 원하는 나라, 원하는 집안에 태어날 수 있을까요? 어떠한 집안에 태어났냐에 따라 어떤 사람은 쉽게 꿈을 이룰 수 있고, 또 어떠한 사람은 꿈이 있어도 이룰 수 없다면 이것이 과연 '평등'한 사회인 것일까요.

적어도 '꿈'에 대해선 평등해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꿈'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자금적 지원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기본소득'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 괜히 그런 것이 아닐 것입니다. 혹시 이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4. '독학'의 힘


마지막으로, 지선 양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건 '독학'의 힘입니다. 

만일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불러 모아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등의 일을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
- 생텍쥐페리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명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단 꿈을 이루기 위한 배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움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동기 부여'가 아닐까요? 지식을 전수하고 주입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교육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지선 양의 공부법에서 눈에 띄는 것은 성악을 공부하고자 노래를 부르는 것만 연습한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어를 익히고, 성악 작품과 관련된 여러 문학 작품들을 함께 공부한 것입니다. 학교 교육을 기반으로 한 공부보다 훨씬 제대로 된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지 않으십니까? 우리 모두가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이들 모두의 '타고난' 학습 능력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왜 수많은 어른들은 이를 믿지 못하고 어떻게든 '가르치려' 들까요. 동기 부여만 되면 알아서 스스로 배우는 데, 왜 자꾸만 가르치는 데만 집착하는 것일까요. (물론, 전문가의 진단과 방법을 제대로 받아야 하는 분야도 있지만)


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건
가요? 이러한 철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곳이 이미 있습니다.
바로 노는 아이들의 기적이라 불리는
 '서머힐 스쿨'이라는 곳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때까지 실컷 놀다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야 비로소 수업을 듣는, 행복한 유년 시절을 만들어주는 학교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10부 '노는 아이들의 기적 서머힐 학교'>
 꼭 시청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출처 :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10부 '노는 아이들의 기적 서머힐 학교'>
<출처 :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10부 '노는 아이들의 기적 서머힐 학교'>



이렇듯, 영재발굴단 프로그램을 보며 다시금 우리 교육의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꿈을 꿀 시간과 여유가 있는 사회, 
어떤 꿈이든 꿈을 이루는 방법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사회, 
돈이 없어도 꿈을 이루는 것만큼은 지원받을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이것이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만들어 가야 할 사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혹시나 지선 양의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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