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호준 Jan 09. 2022

모르겠다

INFP로서 본분을 다하는 시쓰기 연재 (두번째)

 첫번째 시를 썼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 (1분 이상)이 좋아요를 눌러 주셨다. INFP들은 또 칭찬에 약한 것이 아니겠나. 칭찬을 들어서인지 갑자기 시상이 조금씩 떠오르는 것도 같다. 역시나 고품질(?)의 시는 아닐 것이지만, 꾸준함의 의의를 두고 또 써보자. 



제주 광치기 해변의 노을

모르겠다


뉴스에선 세상에 생물다양성이 줄어든다는데

어째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점점 더 야생이다

생물들이 죽어가는 대신

거친 생각들은 이를 조소하듯 늘어난다

야생의 공간이 줄어드는 대신

스스로 야생을 창조해버리는 인간들이 참,

대단하다


믿고 있던 가치는, 삶의 기준들은

사바나 초원의 영양들마냥 바깥의 이빨이 두려워져

잔뜩 움츠려들었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린다

무엇이 맞는건지 틀린건지조차

뜨거워지는 이 행성처럼 열기 속에 갇혀

피어나는 아지랑이 속에 몽롱하게 뒤섞여,

알 수가 없다


올바름도 그것이 정치적이 되면 거부하는 세상에서

모든 가치관과 기준은 빙상처럼 녹아간다

모든 것이 흐물흐물해진 세상에서

난 수많은 이빨들을 피해 어디로 가야하나,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그런 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