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보며 소통하는 일상의 소중함
오늘 대학 온라인 강의를 처음 해보았다. 수업에 소음을 없애기 위해 소리는 끄고 화면은 각자가 알아서 정하는 방식이었다. 학생들이 54명인데 얼굴을 보여주는 학생은 딱 한사람이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단 한사람의 얼굴만 보며 수업을 한다는 것이 조금 답답했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얼굴 화면을 끄지 않은 그 친구가 참 고마웠다.
‘너마저 없었다면 난 정말 외로웠을 거야.’
수업을 하는 내내 학생들이 수업을 잘 듣고 있는지, 나를 잘 보고 있는지 너무 궁금했다. 확인할 수 있는 건 채팅방에 떠있는 이름뿐이었다. 수업 시작과 함께 끝까지 대답해주고 반응 보여준 한 학생에게 수업이 끝나고 고마움을 전했다.
학생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피피티 화면을 보다가 중간중간 화면전환으로 반응을 살폈지만 대답은 한 명뿐 조용한 분위기였다. 질문도 받으면서 지루하지 않도록 수업을 진행하고 싶었는데 학생들도 마음이 힘든지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울 땐 매너있게 알려주고 나갔다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얼굴을 마주보며 눈을 쳐다보고 소통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다. 어쩌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얼굴을 마주보면서도 생각을 알 수 없었던 경우도 많았을 것이다. 내가 아니라면 상대방이. 그 순간의 소중함도 모르고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강의라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대학의 모습이다. 언젠가는 모든 대학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위기로 인해 빨리 시도해보며 온라인 강의에 적응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학생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보완하면 좋을 것이다. 다음에 온라인 강의를 할 기회가 또 생긴다면 모두 얼굴을 보여달라고 말해야겠다. 지금도 나는 학생들의 얼굴이 궁금하다.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모여 있고, 학생들도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온라인수업을 하는 것이기에 많이 불편하고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얼굴을 보지 않고 반응을 보지 않고 하는 수업이라 그런지 수업 내내 열정을 불태웠지만 수업이 끝난 후 많이 아쉬웠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드디어 눈으로 웃기 시작했다고. 코로나가 우리의 입과 코를 가렸지만 우리는 눈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눈을 보고 소통하는 시간이 얼마나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지, 생각해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