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의 <에머슨의 자기 확신에 대하여>책을 다시 펼쳐본다.
빠르게 훑어 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페이지에 머무른다.
에머슨은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결점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이다.
누구도 어떤 진리에 맞서 싸우기 전까지는 그 진리를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장애물로 인해 고통을 겪고 부족함을 넘어서는 재능의 승리를 보기 전까지는
그 장애물이나 재능에 대해 완벽히 알 수 없다는 것.
믿었던 사람에게 상처받을 때, 관계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배신당하며 자신을 지키는 법을 깨우친다.
자신의 한계를 자각할 때, 지혜로운 이는 이것을 장애물이 아닌 성장을 위한 원동력으로 만든다.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고 자부하는 나 역시 가끔은 사람에게 상처받았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서, 진정으로 소통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을 때가 있었다.
그럴 땐 마음이 아프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서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잔잔한 사람이 좋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보다,
눈앞에 서 있는 한 사람에게 진심인 사람이 좋다.
큰소리치면서 뭔가를 약속하고,오버하는 사람들을 조심해야한다는 것을
상처받는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그런 사람은 항상 자기중심적으로 배려 없이 나의 에너지를 갉아먹으면서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중에 말이야~~."라는 말로
뭔가 대단한 보상을 할 것이라는 약속으로 계속 나를 이용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줬는데
그런 사람이 결국 등을 돌리고 모른척 하는 경험을 하면서,
사람을 볼 줄 아는 눈을 키우게 된 것이다.
상처와 고통은 우리를 현명하게 만든다.
사람에게 자주 속고, 상처를 받는다면 그것은 약점이 아니라,
강한 힘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나는 에머슨의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을 공격하는 쪽에 스스로를 내던진다.
자신의 약점을 찾는 일은 그를 공격하는 이들보다 그에게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뭔가에 크게 실망하거나, 누군가의 감미로운 말에 현혹되어
손톱만큼이라도 허황된 기대를 했다면,
그 속에서 자신의 약점을 찾아내고 더 단단한 마음으로
내 길을 걸어갈 방도를 찾으면 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상황은 나를 강하게 만든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나의 약점을 그 상대가, 그 상황이 알려주기 때문이다.
약점에 무너지는 사람이 아닌 약점으로 인해 더 단단한 마음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