默溪書院
묵계서원 두 번 찾아온 기억이 있는 서원이다. 한번은 멎도 모르고 안동에서 버스를 타고 지도에 나와 있는 묵계서원을 찾은것이였고 이후 몇 년이 지나 안동김씨 묵계 김계행에 대해알고 나서 다시 한번 찾게 되었다. 묵계서원은 묵계 김계행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위패를 모셔둔 서원으로 인근에는 묵계의 자손들이 살고 있는 묵계종택이 현존하고 있다.
묵계서원은 안동시내에서 하루에 두어번 시내버스가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희려 의성이나 청송에 가까워 안동에서 보면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어 택시나 자가용이 아니면 찾아오기 힘든곳이다. 더욱이 그리 유명한 문화재도 아니어서 지도에만 자그마하게 표시되어 있을뿐 거의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일까 처음 이곳을 찾은지가 약20년 정도 지났는데 그때는 거의 폐허나 다름이 없는 전혀 관리가 안되는 모습이였다. 그래서 주변에 그의 종택이 있는것도 전혀 몰랐고 괜히 왔구나 하는 후회를 했던 기억이 뚜렸다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찾은 묵계종원 그야말로 깔끔하게 복원되어 출입문도 정비가 되어 아무나 들락거릴수 없도록 보호해 두었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나라의 경제사정이 좋아져 한마디로 살만해지니 이런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데까지 국가예산 혹은 지방정부의 예산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쓸데없는 추측까지 들정도로 많이 변해 있는 묵계서원은 다른 유명서원들처럼 빼어난 풍광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주변을 울창하게 뒤덮고 있는 소나무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소나무 숲 그림자 때문일까? 아니면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 땃일까 조금은 무겁게 그리고 어둡게 느껴지는 묵계서원의 전경은 동행한 사람들에게는 별로 재미가 없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숙종 32년 1706년에 창건되어 300년도 더된 오래된 서원이라는 설명을 듣고서는 이내 자세를 바뀌 서원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자연스럽게 처음 방문했을때의 기억을 뒤짚어가 가며 구석구석을 디테일하게 보았으나 그때 하도 실망해서 제대로 돌아보지 못해서 인지 연관된 구석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리 작은 문화재도 그대로 방치해 버리는것과 이렇게 잘 보존해 놓은 것은 정말 천지 차이가 나는 듯 하다. 먹고사는데 당장 필요한것도 아닌데 왜 이런 곳에 돈을 써야하는지 얼핏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렇게 오래된 문화유산들은 지금 보존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 버리고 마는것이란 생각이 든다.그리 대단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이제 처음의 나쁜 기억을 지워버릴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 다음번에 찾을때는 햇살이 챙챙한 날 다시 한번 찾아와 울창한 소나무 숲에 쌓여 있는 묵계서원의 분위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