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雲
경상북도의 여러지방을 다녀보면 지역마다 유명한 문화재가 가득하다. 그런데 유독 경상북도 의성군에는 이렇다 할 문화유산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서 눈을 크게 뜨고 찾아낸 곳이 의성의 소우당이라는 고택이였다. 자세한 내력을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발길이 닿은 곳이 의성의 산운마을이고 산운마을에는 소우당이라는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루전날 많은 비가 내려 마을의 흙길이 모두 물 엉덩이로 변해버린 마을 어귀의 안내문을 확인해 보니 산운마을은 16세기 중엽 강원도 관찰사를 지낸 이광준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마을이 조성되었고 이후 400년간 영천이씨 후손들이 대를 이어 이곳에 모여살고 있으며 후에도 수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어 양반마을 혹은 대감마을로 불리우기도 한단다. 마을에는 소우당 이외에도 운곡당과 학록정사가 남아 있고 각각 경북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산운마을은 의성군에서 약20km 남쪽에 자리 잡고 있고 중앙선 탑리역 인근에 있다. 마을 뒤편에는 한반도 최초의 화산이라 알려진 금성산이 솟아 있고 주변에는 낙동강의 지류인 위천이 흘러 비옥한 토지가 쌓여 있다. 때문에 이 지역에는 삼국시대 때부터 유명한 곡창지대인 안계평야가 조성되어 있고 금성산 수정계곡 아래 구름이 감돈다 하여 마을 이름도 산운이라 지었다. 마을이름의 뜻을 알고 둘러보니 주변 풍경에 적당한 호칭이다.
마을 대부분은 한국전쟁으로 파괴되었다가 유교문화화권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개보수 되어 오늘날 40여채의 고택이 남게 되었고 이중에 의성 소우당은 산운마을에서 가장 큰 건물로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237호로 지정된 고택이다. 1800년대에 건축된 전형적인 경북지방 고택으로 'ㅁ‘자 형태의 가옥구조로 되어 있다. 별채에는 별도의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최근에 학자들 사이에 조선시대 정원건축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인정받고 있다.
소우당을 둘러보고 마을 여기저기를 걷다보니 시선 끄트머리에 항상 금성산이 눈에 들어왔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찾은 의성 산운마을과 소우당을 돌아보고 정갈하게 정돈된 마을과 잘 보존된 고택을 보면서 꼭꼭 숨어 있는 문화유산을 발굴한 것 같은 느낌 이였다.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주변에는 변변한 매점조차 찾기 어려웠고 그래서인지 산운마을은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하루정도 머무르며 할 일없이 시간을 보내 보고 푼 곳이다. [의성산운마을 웹버전 사진더보기]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