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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Oct 14. 2018

삼척 죽석루

고건축기행

관동팔경의 하나라는 죽서루를 겨울의 초입에 해당하는 12월에 찾았다. 한눈에 보아도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다. 낙엽이 모두 떨어진 나뭇가지들 사이로 나지막하게 자리 잡은 죽서루는 삼척시 서편으로 흐르는 오십천을 내려다 보는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죽서루에 오르면 멀리 태백산맥의 설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인데 그야말로 장관이다. 보물 제213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면7칸 측면3칸 팔작지붕의 죽서루는 예로부터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1266년 고려 원종7년 이승휴가 죽서루에 올라 시를 지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보아 1266년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확인이 가능한 최고의 기록은 1403년 조선 태종3년 삼척부사 김효손이 중창하여다고 전해지는 조선초기 건축물이지만 이후 수차례 개보수를 통해 그 원형이 손상되어진 것으로 보인다.1738년 겸재 정선이 강원도 관찰사 시절 그린 관동명승첩에 그려진 죽서루의 모습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아 세월이 몇백년 지났지만 죽서루의 위치는 변함이 없고 관동팔경의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삼척시에서 중요한 문화재로 관리하다보니 주변은 깨끗하게 정비되어 있었고 한겨울 이른 아침시간이라 혼자 구경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특히 오십천 절벽의 바위를 자연그대로 놓아두고 그 위에 건물을 올려놓은 구조이다. 그래서 절벽의 바위사이로 길이 나있고 바위들 사이를 걸어 죽서루에 오르면 반대쪽 출구는 바위 위를 걸어 내려오도록 건축물을 배치해 놓았다. 우리 건축의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구조다. 자연을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변경하지 않고 자연환경을 그대로 놓아 둔채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최소한으로 첨가하는 우리 선조들의 자연주의 건축방식 잘 표현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통 건축물들은 건물 자체보다 건물이 놓여진 장소와 주변풍경까지 같이 보아야 비로소 참멋을 느낄수 있다. 동해바다와 태백산맥이라는 멎진 자연풍경들이 지척이건만 이런 위치를 잡아 주변환경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지은 조상들의 안목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현재는 시멘트 공장이 밀집한 탓에 회색도시로 변해버린 삼척 한가운데 이런 멎진 고건출물이 지금까지 원래 있던 자리를 그대로 잡고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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