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돈과 체력은 늘 하나는 빠져 있던데...
시간과 재력과 체력. 이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는 시기는 많이 없지만... 저희는 종종 그런 질문을 던지고는 하죠. 시간과 돈과 체력을 다 가진다면 뭘 할거야? 혹은 돈을 많이 벌면 뭘 하고 싶어?
모든 분들이 그렇게 대답하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이 '평생 여행이나 할래' 라고 대답하는 것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지만 휴가 기간에 맞춰서 쓰고, 짧은 일정에 아쉬워하고, 또 그 다음 여행을 위해서 돈을 벌고 달리는 그런 사이클이 반복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또한 시간과, 돈과, 체력이겠죠.
꼭 제가 지금 그 상황이라는 말이 아니고(^^;) 그냥 문득 생각해봤단 말이죠. 언제, 얼만큼 벌어야 돈이 '충분하다' 고 생각이 되어질까? 얼마나 긴 자유시간이 주어져야,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될까? 체력은 뭐 일단 30대 중반이면 젊으니까 일단 크게 개의치 않기로 했고요.
그래서 그냥 문득 생각해 보니...
체력은 너무 절대적이어서 타협을 하기가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돈과 시간을 모두 가졌더라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체력이나, 그 즐거움을 온전히 즐길 수 없는 수준이라면 그 때에는 좀 늦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오케이, 체력은 중요하니까 너무 여행을 나중으로 미루면 안 되겠다.
시간. 언제가 가장 시간이 충분할까요. 여행 뭐 3박 5일.... 7박 8일... 이렇게 정말 다녀오고 싶은 거 아니고, 요즘 한달살기 두달살기 이런것도 많이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런 걸 하려면 회사를 그만둬야겠죠.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우리는 정말로 '시간이 충분하다' 라고 생각을 하나요? 아니죠.
그 다음 회사를 알아보고, 포트폴리오 정리도 하고, 아무튼 지금 이 시간에 여유부릴 때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면서 조급해진단 말이죠. 시간은 가지고 있는데, 그 시간을 시간이라고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죠.
돈은 어느 정도 있어야 충분할까요? 집 산 다음? 차를 산 다음? 결혼한 다음? 아이를 낳아서 다 키운 다음? 그냥 적당히 모은 돈이 있어서 한 6~8개월 놀 정도의 돈이 된다면, '충분한 돈' 이 되겠죠. 다만, 그 돈을 '충분한 돈이다'라고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죠. 늘 그보다 더 큰 돈은 필요하니까요.
그렇게 그냥 생각하다 보니... 30대 중반에 퇴사를 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았을 때. 문득 번쩍 스치고 지나가더란 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돈과, 재력과, 체력이 모두 충분한 시기이구나.
지금이야말로 내가 원했던 여행을 할 시기이구나 라고요. -.-;;;
그래서 저는 내일 모레 출국합니다. 여러 나라를 가봤다고 생각했지만 한번도 가본 적 없었던 동남아를 한달 방문했고, 이제는 동남아를 조금 더 길게 보러 떠나요.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여유는 있고, 체력도 있죠.
이런 황금같은 시기가 또 없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네요.
30대 중반에 퇴사한 당신은 어떤가요? 제 말에 동의하시나요?
여행을 가고 싶다고 평생 노래를 부르셨나요? 하지만 막상 그런 시기가 왔을 때, 우리는 그 시기가 그런 시기라고 생각할 수 있나요? 지금이 바로 그 시기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언젠가 그런 때가 오겠지라고 생각하고 살았지만,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있으신가요?
늦었지만 퇴사 축하드립니다. 이제 행복한 고민을 시작해 보시길 바래요! 어디로, 얼마나 다녀올 것인지에 대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