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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Nov 07. 2021

틱톡이 교육 앱으로 시작했다고?

틱톡의 시초, 뮤지컬리의 흥미로운 초기 스토리


1. 교육 앱으로 시작한 뮤지컬리



뮤지컬리 창업자는 알렉스 주라는 사람이다. 사실 알렉스가 처음에 만들려고 했던 건, 교육 앱이었다고 한다. 알렉스는 크리에이터들이 3-5분짜리 짧은 지식 영상을 올리는 플랫폼을 생각했다.



길고 지루한 인강은 사람들이 안 보니까, 짧게 만들자. 압축적으로, 다양한 지식을 흡수할 수 있는 앱이라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라는 아이디어였다. 코세라에 트위터를 합친 느낌.



이 아이디어는 야무지게 망했다. 알렉스는 2가지 이유를 꼽았다.



첫째. 크리에이터 측면.


아무리 3-5분짜리 영상이라도, 교육 컨텐츠에는 엄청 긴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영상을 많이 만들 수가 없었고, 투자 비용이 너무 컸다.



둘째. 고객 측면.


교육은 아무래도 인간의 본능에 반하는 행동이다. 사람들은 정말로 확실한 동기가 있어야만 배움을 추구한다. 강력한 동기가 없으면, 100개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3분짜리 영상을 보면서, 300분을 쓰고 싶어하지 않았다.



첫 아이디어를 말아먹은 알렉스. 힘이 쭉 빠진다.



그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차를 타고 가던 중. 미국 10대들이 노는 모습을 보게 된다. 10대들은 폰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알렉스가 보기에 걔네들이 하는 건 딱 2가지였다.



1) 음악 듣기 2) 사진 꾸며서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이 2가지를 합쳐보면 어떨까? 그게 뮤지컬리의 시작이 되었다.





2. 문제는 공급이야!



알렉스가 뮤지컬리를 만드는 건 쉬웠다. 교육 앱에 만들어두었던 영상 제작 기능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했다.



원래 앱에서 싹 다 걷어내고, 영상 편집을 쉽게 할 수 있는 기능만 남겼다. 출시에 1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교육 영상은 오랜 시간 기획하고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뮤지컬리는 훨씬 쉬웠다. 그냥 재미로 찍은 영상에 음악을 붙이면 뮤지컬 같은 영상이 된다. 이 부분이 중요했다.



'콘텐츠 공급'. 사용자가 콘텐츠를 만드는 플랫폼에선 아주아주 중요한 문제다. 콘텐츠를 단 하나라도 만드는 사용자가 얼마나 될까? 보통 3-10%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몇 시간씩 뮤지컬리를 보게 하기 위해선, 콘텐츠가 엄청 많아야 했다. 다시 말해 콘텐츠를 만드는 사용자가 졸라 많아야 했다.



뮤지컬리는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했다. 어떻게..? 영상 만들기가 훨-씬 쉬웠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음악, 편집, 필터... 필요한 재료가 다 앱 안에 준비되어있었다.




밤 12시에 잠옷 입고 침대 위에 누워있다고 생각해보자. 그 상태에서도 영상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이전까지 소셜 미디어는 콘텐츠 제작에 대해선 거의 개입하지 않았는데, 뮤지컬리는 달랐다.



짧은 길이도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크게 한몫했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져서 숏폼 컨텐츠가 나온 거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짧은 길이로 제한한 진짜 이유는, 그저 크리에이터가 '만들기 쉽게' 하기 위해서였다.



콘텐츠 생산이 쉬워지자, 사용자들은 15-30초짜리 콘텐츠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시작했다.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니까, 사용자들의 빠른 소비 속도와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켰다. 사용자는 계속해서 스크롤을 올렸고 체류 시간이 길어졌다. 이게 뮤지컬리의 초기 성장 엔진이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곤 살짝 부족했다. 그 다음 뮤지컬리가 쓴 전략은, '불평등'이었다.





3. 뮤지컬리 드림



뮤지컬리는 쉬운 제작 기능으로 크리에이터를 모았다. 여기까진 순조로웠다. 하지만 들어온 사람들이 계속 재미를 느끼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가장 쉬운 답은 '셀럽'이었다. 소셜 미디어를 빠르게 키우려면 셀럽/인플루언서를 데려와야 한다는 게 당시 업계 국룰이었다.



하지만 뮤지컬리는 달랐다. 셀럽을 데려오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뮤지컬리 드림'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뮤지컬리 드림이란. 다른 플랫폼에서 그렇게 인기 있지 않은 사람들도, 뮤지컬리에 가면 많은 팔로워를 모을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이었다.



'평범한 사람도 뮤지컬리에 가면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대!' 라는 인식을 만들어낸다. '미국에 가면 부자가 되어 새 삶을 살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처럼.



뮤지컬리 드림의 타겟은 '중산층' 크리에이터였다. 다른 플랫폼 기준으로 쳤을 때 '귀족'은 아닌 사람. 큰 플랫폼에서는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사람. 일반인보다는 끼가 많고, 뜨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뮤지컬리에 와서 갑자기 빵 뜬다. 엄청난 팔로워 수를 자랑한다. 다른 크리에이터가 그걸 목격한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뭐야, 쟤도 했는데 (뮤지컬리에서 떴는데), 나라고 못 할게 뭐 있어?"



알렉스는 이런 심리를 노렸다. 평범한 수준의 크리에이터들이 확 유명해지는 걸 보게 되면, 인터넷에서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들이 줄지어 몰려들 것이다. 이게 바로 '뮤지컬리 드림'이었다.



근데 문제가 있었다. 그 유명해지는 꿈을 어떻게 이뤄주지? 당시 뮤지컬리 유저는 해봤자 수천 명 정도였다.



'모든 사람의 꿈을 이뤄줄 필요는 없잖아?'



알렉스는 의도적으로 거대한 '불평등'을 만들었다. 쉽게 말해, 극소수의 크리에이터에게 트래픽을 몰아줬다.



'Discover'라는 탭이 있었는데 여기서 뮤지컬리 팀이 직접 영상을 골라넣었다. 모든 사용자한테 노출했다. 이러면 1%의 크리에이터는 순식간에 셀럽이 되지만, 나머지 99%의 크리에이터는 트래픽을 나눠 받지 못한다.



그래도 '뮤지컬리 드림'은 유지될 수 있다. 나눠 받지 못한 사람이 '언젠가 나도!!'라는 희망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드는 동안만큼은.



알렉스는 그 '얼마 동안'에 뮤지컬리의 성장이 계속 빨라진다는 데 베팅했다.



사람들의 희망이 깨지기 전에. 뮤지컬리가 급성장하면 된다. 결과적으로 트래픽을 좀 더 분산시키고,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셀럽이 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때까지.



실제 이 트래픽 몰아주기는 오래가지 못했지만, 알렉스의 베팅은 성공했다.



뮤지컬리에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건 다른 플랫폼보다 훨씬 쉬웠다. 벼락 성공 사례가 계속 터져 나왔다. 덕분에 뮤지컬리는 크리에이터를 계속 잡아두고,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 공급하고, 계속 성장해나갈 수 있었다.





(출처 https://read.first1000.co/)



틱톡 역사 간단 정리: 뮤지컬리가 숏폼 컨텐츠로 미국에서 먼저 떴음. 그걸 보고 바이트댄스가 만든 게 더우인. 나중에 바이트댄스가 뮤지컬리를 1조원에 인수함. 둘을 합쳐 글로벌 버전으로 내놓은 게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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