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다는 것
20년 만에 제모에 해방됐지만, 필요에 의해선 가끔 털을 밀 때도 있을 것이다.
제모라는 것이 관리의 일종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필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만큼, 전처럼 자주 하진 않을 것이라는 걸 확신한다.
어떤 이는 제모하는 것이 자연스러움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 자연스럽다는 것은 털을 내버려 두는 일이다.
자연스러움의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
자연스럽다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
3. 힘들이거나 애쓰지 아니하고 저절로 된 듯하다.
탈제모인으로서 이제 제모를 하느라 억지로 꾸미지 않고, 털이 나는 순리에 순응하여 힘들이고 애쓰지 않게 됐다.
그리고 더 이상 나의 털들이 부끄럽지 않다.
가장 두려운 것 중에 하나는 나만 이렇게 많은 게 아닐까?라는 마음이었다.
그런 마음을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나의 글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라며,
훗날 털털한 여자들의 모임이 있다면 나도 끼워주길 바란다. 그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모임의 마무리는
"모(毛)가 어때서!"라고 외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