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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티 Jun 06. 2021

일방적인 조언은 사양하겠습니다.

이건 내 선택이니까요


우리는 매일 작고 큰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모든 선택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참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 때로는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후회를 하고 시간을 낭비하며 돈이라는 기회비용을 지불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잘못된 선택은 무조건 가서는 안 될 길일까? 아니다. 잘못된 선택은 우리에게 경험 자산을 남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실패의 경험을 통해 인생에 교훈을 얻고 다음번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오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에 실패는 필수적 요소다.


하지만 우리 모두 기왕이면 성공이 실패보다 더 낫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실패 없는 선택을 위해 이 선택을 먼저 경험해본 경험자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 자산을 딛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함이다. 취준생들은 직장인들에게, 고시생들은 합격생들에게, 신혼부부들은 기혼자들에게, 경력 보유 여성은 워킹맘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우리가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걸어본 경험은 성공과 실패에 상관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값지다. 그렇기에 그 조언은 아주 높은 확률로 유의미하다. 나 역시 살아오면서 가족, 지인들의 값진 조언들로 인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기에 매우 공감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선택을 하는 주체, 그리고 선택의 결과를 책임지는 주체는 본인 자신이라는 사실. 이것은 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다. 조언을 해준 사람이 내 선택을 책임져줄 수 없다. 그렇기에 타인의 조언, 경험 자산에 의지하는 것은 위험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의 주체를 내가 아닌 타인, 또는 상황으로 돌리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때 그 사람이 그런 얘기만 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한 거야?” “그냥 내 생각대로 할걸” 같은 식으로 말이다. 반대로 조언자의 입장에서 누군가의 선택을 마음대로 평가하거나 충고하는 행동 역시 위험하다. 상대가 불편해할 것을 알면서도 일방적으로 조언을 던지는 것은 조언이 아니라 언어적 폭력이다. 조언이라는 명분 하에 타인의 선택에 가치를 매기고 평가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 왜냐면 모든 선택의 책임은 선택을 한 사람에게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선택의 결과가 무엇이든 가치롭기 때문에.


나의 선택에 원치 않는 충고와 조언을 던지는 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일방적인 조언은 사양하겠습니다.
이건 내 선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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