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을 위한 성공적인 학습법 제 1회
있나요? 결심해본 적?
새해에는 꼭 공부할 거라 다짐해본 적?
학원 등록한 적? 책부터 사 모은 적?
그리고, 도중에 포기해버린 적…
2006년 시작된 직장생활 이래, 자기계발은 늘 다짐은 하지만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마음의 부채였다. 영어공부를 하겠다고 찾아간 영어 스터디 모임은 3번을 채우고는 더 가지 못했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터디 그룹도 얼마 못 갔다. 그 밖에도, 첫 챕터만 풀어본 문제집, 사두고 읽지 못한 책들은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고, 동봉된 테이프는 틀어보지도 못했는데 집에는 카세트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처음에는 나의 게으름과 의지력 부족을 탓했다. 그러나 주변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차고 넘치는 것을 보며, 이 문제가 누구나 겪는 보편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결책을 발견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과 논문, 페이스북 게시글, 유튜브 다큐멘터리, 테드 영상들을 보면서 틈날 때마다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바쁜 일상에서도 자기계발을 지속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함을 알게 되었다.
이 글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위한 모든 직장인을 위한 것이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미래를 위해 책을 펴고,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이 목표했던 것을 마침내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나는 이 방법을 통해 스피치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고, 문과생으로서는 공부하기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에 대해서도 꾸준히 공부해 오고 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공부하는 성향이 달라 글에서 제안하는 어떤 부분은 맞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전체 방법론의 근간이 되는 원칙을 이해한다면, 자기만의 실천 방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 글은 문제의 발견, 문제 해결의 원칙, 구체적인 실천방안 순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직장인이 왜 꾸준히 공부하기 어려운가에 대한 진단을 해보려고 한다.
잡코리아가 2016년에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자기계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이 ‘계기가 없어서’였다. 구체적으로 설명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결단하기 어렵다는 뜻일 것이다. 그다음 답변들도 같이 종합해보면, 일하느라 바쁘고 피곤한데, 자기계발까지 하기에는 결심하고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설문 결과의 핵심이다.
실제로 한국의 직장인은 OECD 국가 중 긴 업무시간으로 멕시코와 1, 2등을 다투고 있다. 이에 더해 출퇴근 시간은 가장 길다. 더불어 아래 표와 같이 직무 만족도는 낮고 스트레스 지수는 높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여건은 자기계발같이 평소에 안 하던 일을 시작하는 데에는 최악의 환경이 된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데에는 높은 자기 통제력이 필요한데, 자기통제력은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지속되지 않는 소모성 자원이기 때문이다.
2000년에 마크 무레이븐과로이 바우마이스터 교수는 자기 통제에 대한 실험을 실시한다. 2 그룹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식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실험에 참가한다. 한 그룹에는 초코칩이 다른 그룹에는 무가 눈 앞에 각각 주어지고, 눈앞의 음식을 먹지 말고 참으라고 한다. 당연히 초코칩을 받은 그룹이 식욕을 참기 더 어려웠을 것이다. 실험이 끝날 때까지 음식에 손을 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재미없는 결과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험의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그림] 실험 설계 - 자기통제는 근육을 닮았는가?
MarkMuraven & Roy F. Baumeister, Self-Regulation and Depletion of LimitedResources:
Does Selfcontrol Resemble a Muscle?, 126 PSYCHOLOGICAL BULLETIN 247, 254 (2000)
음식을 먹지 않고 버틴 참가자에게 눈으로 보기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주어진다. 그리고 실험 참가자들은 풀 수 없는 문제를 풀려고 노력한다. 이 실험의 핵심은 더 맛있는 그래서 식욕을 참느라 소모된 자기통제력이 더 컸던 그룹과 무를 받았던 그룹이 다시 한번 자기통제력을 발휘해야 하는 문제풀이에 매달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는 데 있었다.
[표] 자기 통제력 실험 결과
결론적으로, 무를 받았던, 그래서 의지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었던 그룹은 평균 19분을 버텼던 반면, 쿠키를 받았던 그룹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 8분 만에 문제풀이를 포기하고 말았다. 이 실험의 결과는 사람의 자기통제력이 상황에 관계없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근육과 같이 한 번 쓰고 나면, 원래 능력으로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능력임을 보여준다.
이 실험은 우리가 자기계발을 실패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자기계발을 하기로 결심하고 공부를 시작하더라도, 처음에 가졌던 의지는 계속 유지되지 않는다. 직장에서의 야근, 배우자와의 갈등, 피곤한 일상이 주는 스트레스 속에서 우리는 늘 자기 통제력을 소모하게 되어 자기계발을 지속할 힘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기계발을 꾸준히 성공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성공적인 자기계발을 위한 원칙을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