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영어 공부하는 방법
열심히 연습했던 영어면접이 좋은 인상을 남겼던 탓일까? 회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할 일이 생겼다. 신입사원으로서 좋은 인상을 남길 절호의 찬스였으나, 그날의 프레젠테이션은 엉망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 자리, 저 멀리 있던 테이블의 이야기가 들려왔다.
신입이라고 영어를 다 잘하는 건 아니네… 쟤는 다음엔 안 되겠다.
갑자기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무엇인지 맛은 어떠한 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한 없이 부끄럽고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마셨다. 이 죽일 놈의 영어… 영어…
영어로 인해 속상했던 기억은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자기계발 1순위는 늘 영어공부인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해보겠다고 학원도 등록하고, 책도 사보고, 스터디 모임에도 나가보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몸과 너덜거리는 정신줄을 가지고 영어를 꾸준히 공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늘 꾸준히 실행하지 못하는 내가 실망스러웠다. 그러다가, 최근 내게 잘 맞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 방법으로 친구들과 영어공부에 도전해 본 결과 현재까지 22명이 도전해서 16명이 성공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다. 성공률 73%! 오늘은 바로 그 방법을 공유해 보려고 한다.
이 방법은 지난 글에서 정리한 ‘자기계발 성공원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어공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직장인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기 바란다. 우선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소개하고,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보려고 한다.
얇고 쉬운 영어 책을 구입하여 하루에 한 페이지를 소리 내어 읽는다.
모르는 단어가 포함된 문장 3개를 골라 노트에 적고, 사전에서 뜻을 찾아 각 문장 아래에 적는다.
단체 카톡방을 만들고, 연습장에 적은 3 문장의 사진을 찍어 다른 사람과 매일 공유한다.
이것이 내가 친구들과 진행하고 있는 방법이다. 별 거 없어 보인다고? 실제로 그렇다. 하지만, 각각에는 과학적인 의미가 있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읽기는 언어를 배우는 최상의 방법이 아니다. 그것은 유일한 방법이다.”
- 크라센, 읽기 혁명 P. 170
언어 습득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 스티븐 크라센 교수는 언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는 것이라고 말한다. 두뇌에서 언어 학습을 관장하는 부분은 긴장하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언어는 공부를 통해서는 제대로 습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다양한 언어 습득 연구를 종합하면서, 자발적으로 책을 읽은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문법, 어휘, 작문 심지어 영어시험 점수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자발적으로 책을 읽도록 한 그룹과 각각 문법, 작문, 어휘 암기를 중심으로 공부한 그룹을 비교해 보니, 모든 분야에서 책을 읽은 그룹이 비교그룹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각 연구자들과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언어 학습의 세계적인 권위자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영어학습을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어 책도 잘 안 읽히는 마당에 영어로 된 책을 어떻게 꾸준히 읽는단 말인가? 다음 항목들이 바로, 영어책 읽기의 장벽을 낮춰주는 방법들이다.
동기부여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무엇을 시작할 때, 의욕이 가장 커서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세운다. 하루에 한 단원 씩 공부하겠다고 하거나, 하루 30개의 단어를 외우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흔한 예이다. 그러다가 피곤한 일상 속에 스트레스로 의지력이 고갈되면, 금방 나가떨어진다. 바로 이 지점이 우리가 영어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지점이며, 영어공부 습관 형성의 가장 큰 고비가 되는 때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의도적으로 매우 적은 양을 읽는다. 바로 하루 한 페이지다. 하루 한 페이지를 읽고 문장 3개를 쓰는 데에는 길면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정도라면 생활 속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양이다. 게다 가문장의 완벽한 이해나, 모르는 단어를 모두 적고 암기하기와 같이 결과 중심의 목표가 아니라, 이해를 했든 하지 못했든 읽는 것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매일의 학습을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다.
책을 소리 내어 읽어보도록 하는 것은 긴 문장 속에서 주어와 술어, 구와 절을 빠르게 판단하는 훈련이 된다. 또한 문장을 실제로 발음해 볼 수 있어, 말하기와 듣기에 도움을 준다. 알고 있는 단어인데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경우는 발음을 정확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단어와 문장을 제대로 발음해 보는 것이 듣기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영어를 읽어보도록 하면 그 사람의 영어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언제 끊어서 읽는지, 강세를 어디에 주는 지를 보면, 상대방이 문장 구조를 얼마나 이해하고 읽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학자들은 영어 낭독에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가 성장했다고 느낄 때, 뭔가를 이루었다고 믿을 때, 크게 동기부여된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 경험의 간격이 짧을수록 의욕을 더 쉽게 유지시킬 수 있다. 매일의 문장을 적는 것은 매일의 성공을 만드는 과정이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도 빠지지 않고 써 내려간 페이지가 늘어날 때마다 ‘내가 이만큼이나 해냈어!” 하고 자신감이 쌓여간다. 동시에, 지금까지 해온 것을 망치기 싫은 마음이 책 읽기를 계속하게 해준다.
새 노트를 준비하고, 오직 책 내용 정리를 위해서만 사용하라. 각 페이지에 오늘의 날짜와 책 제목을 적고 특히, 책 읽기를 시작해서 오늘까지 며칠이 지났는지 적어라. 지속한 날짜의 숫자가 커져갈수록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자랄 것이다. 그리고 날짜가 30일, 100일 365일 등 의미 있는 숫자가 될 때마다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해보라.
먼 길을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동행과 함께 하는 것이다. 영어책 읽기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책을 읽으면서 겪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고, 영어 학습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채팅방에서 서로의 성취를 축하해주는 것으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단체 카톡방에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그날의 내용 정리 글들이 알람이 되어 오늘 읽어야 할 분량을 까먹지 않도록 도와준다.
나의 경우는 매 달 첫 번째 토요일에 오프라인에서 책 읽기 모임 사람들을 만난다. 모임에서는 책의 인상적이었던 부분에 대한 낭독회와 다시 써먹고 싶은 영어 표현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진다. 이런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다른 회원들의 표현을 공부할 수 있고, 다음 책을 선택하는 데 조언을 얻기도 한다.
- 얇은 책을 골라라 : 첫 번째 책을 빨리 끝내면,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며,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책 읽기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다.
- 한영 합본을 골라라 : 한국어 책을 먼저 읽어서 내용을 이해해두면, 영어책을 읽을 때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어서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
- 흥미와 관심이 있는 분야 혹은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분야의 책을 고른다 : 친숙한 어휘가 많이 나오고, 내용 이해가 쉬우며, 동기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 한 페이지에 모르는 단어가 30% 미만으로 나오는 책을 고른다 : 자신의 수준보다 너무 높은 책은 좌절을 안겨주어, 도중에 포기하게 만든다.
-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으면, 알 듯 말 듯한 단어,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를 위주로 3개를 골라서 적는다 : 하루 한 장 읽기의 핵심은 두뇌가 긴장하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모든 단어를 찾아서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들더라도, 3가지 단어 - 그것도 본 기억이 있거나, 까먹은 단어를 중심으로 적는 것이 좋다.
이상이 내가 지금 110일 넘게, 지속하고 있는 방법이다. 주변에서 친구들을 모아 본 글을 공유하고, 시작해보라. 혹시 아는가? 바로 그 시도가 영어공부의 큰 전환점이 될지? 혹시나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면 아래 이메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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