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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준 Dec 24. 2019

효과적인 훈육의 절대 원칙

육아 불변의 원칙

훈육의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아이의 요구를 당장 들어주라는 말이 아니다. 떼쓰고 우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면 모두 이유가 있다. 지금 당장 해달라고 요구하는 아이 마음은 원하는 걸 얻지 못해 괴로운 생각뿐이다. 울며 소리 지르는 아이를 보기가 괴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이랑 똑같이 흥분하지 말고 그 마음을 따뜻하고 다독여 주는 일이 가장 먼저이다. 조금 진정되고 난 다음엔 가르침이 가능하다. 금지된 행동은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단단하고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이렇게 설명해도 과연 그런 육아가 가능한지 의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어떤 것이 따뜻한 것이고, 어떻게 하는 것이 단단하게 원칙과 경계를 세워 가르치는 일인지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을 배운 엄마들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4살 동생이 형의 장난감을 빼앗아 돌려주지 않는다. 6살 형은 뺏으려고 잡아당기고 동생은 꽉 잡고 놓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벌인다. 형은 달라고 소리 지르고 동생은 큰소리로 빼액 소리 지르며 운다. 하루에도 두세 번은 일어나는 상황이다. 엄마는 지금까지 이럴 때마다 두 아이 모두를 혼낸다. 형에게는 동생이 좀 더 놀게 놔두라고 야단치고, 동생에게는 많이 놀았으니 이제 돌려주라고 또 혼을 낸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엄마가 큰소리로 버럭 소리를 지른다. 엄마가 화난 걸 보고서야 두 아이는 씩씩거리며 싸움을 멈춘다. 그러고선 서로의 억울함을 또 하소연한다. 두 아이 모두에게 윽박지르며 장난감 없애버릴 거라 협박하고 나서야 겨우 상황이 종료된다. 하루 한두 번을 이렇게 힘을 빼고 나니 엄마는 아이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다.


엄마에게 동생이 형의 장난감을 잘 돌려준 적이 있었는지 물었다. 당연히 한두 번은 있다. 바로 그 성공경험의 기억을 살려 아이가 이미 약속을 잘 키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고 마음은 따뜻하게, 원칙은 단단하게 지키도록 아이들을 훈육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그다음 주 엄마는 똑같은 상황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다르게 했는지 상세히 말해 주었다. 동생이 형의 장난감을 꽉 쥐고 놓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다.


형: 이제 그만 놀아. 내 거야. 이리 달라고!
동생: 싫어, 더 갖고 놀 거야. 으앙!
엄마: (형에게 먼저 ‘잠깐만, 엄마가 도와줄게’ 라고 말한 뒤 동생에게 말한다). 우리 OO이가 형 장 난감으로 더 놀고 싶구나. 형이랑 약속했지만 더 놀고 싶은 거야?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어.
동생: (아무 말없이 장난감을 쥔 채 가만히 있는다.)
엄마: 우리 OO이가 그만 놀아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구나. 그런데 더 놀고 싶어서 고민하는구 나. 엄마가 네 마음 다 알아. 마음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할 거야. 형에게 좀 기다려 달라고 부탁할게.


엄마는 큰아이에게 동생이 마음 정리 중이니 조금 기다려 달라고 동생이 듣는 데서 말한다. 동생은 더 이상 떼를 쓰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바로 이때 아이의 성공 경험을 들려주어야 한다.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이미 넌 잘할 수 있어. 전에도 성공했어. 그러니 지금도 마음을 조절해서 형에게 기꺼이 돌려줄 수 있단다.’라는 말을 해 주어야 아이는 고민하고 갈등하는 마음이 곧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임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힘이 키워지게 되는 것이다.


엄마: 우리 OO이 전에도 형아 공룡 잘 돌려줬지? 너무 훌륭했어. 너도 기억하지? 엄마도 잘 기억해.


그러자 잠시 후 갑자기 아이가 형의 장난감을 쑥 내민다. 약간은 쑥스러운 표정도 있지만, 그까짓 거 어렵지 않아 하는 듯한 표정이다. 이제 칭찬하고 축하하면 된다.


“야. 진짜 훌륭해. 정말 멋지다. 약속을 잘 지키는구나. 주기 싫은 마음이 조금 들었지만, 금방 마음 조절 잘했네. 정말 잘했어. 훌륭해.”


이렇게 아이가 울거나 떼를 썼을 때도 상황대처훈육이 의외로 잘 먹히는 걸 보며 많은 부모들이 신기하다고 말한다. 한 엄마는 받아쓰기 연습을 해야 하는데 보나 마나 조금 하다 짜증낼 것이 분명해 아이 마음속 긍정적 의도를 읽어주며 예방 훈육을 하였다고 한다.


“연습하다 보면 힘들어서 짜증이 날거야. 잘 쓰고 싶은데 자꾸 틀려서 속상할 수 있어. 엄마가 네 마음 다 알아. 그럴 때 어떻게 도와줄까?”


이렇게 말했더니, 자기가 혼자 연습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친다. 몇 번 틀려도 짜증내지 않고 고치는 행동을 지지해 주었더니 더 열심히 연습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또 어떤 엄마는 마트에 가면서 “오늘 장난감 안 사는 날이야. 기억해? 전에도 약속 잘 지켰잖아? 그래, 너무 훌륭했어. 오늘은 어떻게 할 거야?” 이렇게 말하며 예방 훈육을 했더니 기분 좋게 성공했다고 전한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공연히 고생만 했다며 그간의 아픈 시간들을 아쉬워했다.


문제 발생을 미리 예방하는 훈육과 사건이 발생해 아이가 울고 떼를 쓰는 상황에서도 성공적으로 훈육할 수 있는 사례들을 만날 때마다 무척 반갑다. 훈육만 잘되면 아이 키우는 일이 즐겁고 행복하다는데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 과정이 엄마가 따뜻하게 아이 마음을 잘 알아주고 표현해 주었으며, 아이가 이미 성공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라는 걸 믿어주고 표현해 주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엄마가 진정으로 아이의 편이 되어주었고, 아이는 온전히 자기 편으로 믿어지는 엄마 덕분에 자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찾아낼 수 있었고, 감정조절에도 쉽게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칙을 지켜야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 글은 <육아 불변의 원칙>에서 발췌했습니다.


<육아 불변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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