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궤도 6호
관객의취향에서는 매일매일 글쓰는 모임 '글의궤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의궤도 멤버들의 매일 쓴 글 중 한편을 골라 일주일에 한번씩 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매일 쓴 글의 일부입니다.
어제 유튜브 문명특급 채널에서 본 윤여정 배우님의 인터뷰가 참 인상 깊었다.
'이게 수학문제도 아니고 어떻게 매번 잘해요. 못 할 때도 있고 잘 할 때도 있고 그렇겠죠. 근데 그걸 최고의 배우라고 하면 그 아이는 최고가 만날 되어야 하는 거 같아서 얼마나 속상하겠어.'
세상엔 참 이상한 기준이 많다. 분명 정답이 없는 문제들도 다수의 판단이라는 이유로 정답처럼 분류되고 나머지는 오답 또는 변종처럼 여겨진다. 그러한 잘못된 기준에 의해 어떤 사람들은 소외되고 어떤 물건들은 버려진다. 어떤 특정 기준에 미치지 못 한 무언가도 또 다른 가치가 분명 있으며 중요한 존재의 이유가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발견항 '못 생겨서 억울한 친환경/유기농 농산물을 정기배송' 해준다는 곳을 몇 번 둘러만 보다가 건강한 식단을 위해 채소를 많이 먹어보려고 정기배송을 시켜보았다. 내 눈에는 아무 이상 없는 채소들이 한 박스 가득 왔다. 신문지로 포장된 채소들이 불쌍한 눈으로 "안녕ㅠㅠ 날 버리지마ㅠㅠ" 하는 거 같아 맘이 짠 하면서 따스워졌다. 단지 유통판매채널이 세운 기준에 중량이나 크기가 맞지 않거나 품질엔 이상 없는 상처 몇 개 때문에 폐기되어버릴 뻔한 채소들이 나의 집에 찾아왔다. 내 눈에는 아무 이상 없어보여서 농산물 유통에도 이런 그림자가 있다는 것이 매우 충격적이면서, 소중한 채소들을 구해서 합리적으로 판매하는 '어글리어스 마켓' 대표님의 혜안이 참 멋졌다.
한 박스 가득 온 채소들은 싱싱할 때 얼른얼른 맛있고 건강한 요리를 해서 먹어야겠다. 마침 다이어트 중이라서 채소를 많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나에겐 조금 낯선 채소들도 있어서 어떤 요리를 해볼 수 있을지 조금 설렌다. 다른 이들이 못 생겼다고 불리지만 신선함과 맛은 절대 뒤지지 않는 이 채소들처럼, 세상의 기준에 타협하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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