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프리랜서를 위한 지침서 1 ~ 3 Page
사회생활의 시작이 되어서 애정보다는 애증의 장소가 되어버린 사무실에서 나왔다.
자판기처럼 디자인 작업물을 뽑아내는게 아닌 내 이름과 브랜드를 걸고 내 가치를 팔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인에서 프리랜서 전향을 했던 것은 새장에 길들여진 새가 새장문을 열고 도심의 아스팔트로 다이빙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 물론 다이빙 하는 내 다리에는 안전줄 같은 건 없었다. 그저 바닥을 향해 끝없이 추락하듯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 뿐이다.
프리랜서 시장은 삭막한 정글과 같았다. 때되면 새장문이 열리고 자동으로 모이를 채워주는 월급날이 없었고, 내가 디자인만 신경쓸 수 있도록 알아서 계약을 따와주는 영업팀과 가치와 단가를 올려주는 마케팅팀 동료도 없었다. 그저 영업팀과 마케팅팀의 업무를 이관 받은 슈퍼팀에서 혼자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회사에서 1cm 간격으로 비뚤어진 선을 보고 온갖 잔소리를 하던 직장 상사가 생각보다 개떡같지 않다는 것을 직장상사는 쓸대없이 꼼꼼했을 지는 몰라도 적어도 정확한 지시를 하였고, 수정을 하면 고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리랜서를 하면서 만난 클라이언트는 내게 B급 감성에 최신 트렌드에도 맞으며 심플하면서 여백은 없고 심미성이 살아있는 앱 디자인을 요구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당당하게 박차고 나온 회사의 문 밖은 맹수들 뿐인 정글이었다. 누구나 똑같이 개같네 하면서도 상사얼굴에 사직서를 던지지 못했던 이유는 용기가 없어서가 아닌 생계라는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전향을 하면서 내게 제일 절실한 것은 '정보' 였다. 프리랜서로 전향을 하면 무엇을 준비해야 되는지, 어떻게 영업을 해야하는지, 내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올려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처음에는 서점에 가서 디자이너에 관련된 전문서적을 보기도 하고, 프리랜서 디자인에 대한 책들도 보았지만 그 모든 것은 지침서가 아닌 기술서 또는 수필 같은 후기 였을 뿐이었다.
프리랜서가 되니 알아야될게 너무도 많았고 조심해야 될 것은 더욱 많았다. 포트폴리오를 정리를 해서 이력서를 구직사이트에 업로드해도 수만개의 이력서에 묻혀버렸고, 홍보를 위해서 블로그를 만들어야 할지, 사이트를 만들어야 할지도 몰랐다. 간간히 붙잡은 계약은 계약서 쓰는 방법을 몰라 터무니 없는 금액에 여러명이 처리를 할 작업량을 혼자서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대금은 받아야 하니까. 그렇게 손을 덜덜 떨며 참을 수 밖에 없었다.
프리랜서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를 위한 Tip을 줄 수 있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2016년 05월 13일 글 드림